시 “리모델링 인한 건축사 가치 평가
세세한 검토 필요…아직 결정 못 해”
시민모임 “시,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 애관극장 전경.

한국 최초 실내극장인 애관극장 공공매입 논의가 수년째 답보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애관극장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인천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애관극장 관계자 등과 극장 보존 및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나누고 있으나, 공공매입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애관극장의 역사성은 있으나 건축물에 대한 가치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공공매입을 결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21년 애관극장 매입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애관극장 역사·문화적 가치평가 연구 용역을 진행했는데, 리모델링으로 인해 건축사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세세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아직 시 차원에서 매입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멀티플레스의 등장과 OTT 플랫폼 강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애관극장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민간 매각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면서 지역의 역사적 가치가 있는 애관극장을 공공에서 매입해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후 민선7기 시절 관련 연구용역 진행과 감정평가, 관련 기관 간 '애관극장 보존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극장 보존에 필요한 행정·재정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민선8기로 집행부가 바뀌면서 공공매입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이희환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이하 애사모) 공동대표는 “시민사회에서는 지역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애관극장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의지와 간절함이 있는데, 몇 년 동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행태가 안타깝다”며 “시가 적극적으로 애관극장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중구에 있는 애관극장은 지난 1985년 협률사로 출발했다. 이후 1925년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애관극장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한국전쟁 때 화재로 손실돼 일부 개보수를 거쳐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조선인이 설립한 최초의 극장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녔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