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융합' 도입 방안 성과 불구
기업 인식 부족…53% 부정적

최고 경영자 관심도 저조
경과원 네트워크 활성화 등 제안

'중소기업 융합' 도입 방안이 매출증가 등 상당한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측의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금리와 유가, 환율이 치솟는 '3고(高)' 현상이 두드러지는 여건 속에서 기업의 융합 활동은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정책이 널리 알려지고 활발해지도록 각종 정책을 추진한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이하 경과원)은 5년마다 수립하는 '중소기업 지식·기술융합촉진 기본계획'에 따라 단계별 정책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과원은 앞서 지난해 11월 '중소기업 지식·기술 융합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를 작성, 도에 제출한 바 있다. 보고서는 도 관련 조례에서 정한 실태조사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 결과 과반수의 중소기업은 융합 자체를 아직 잘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사정이 파악됐다. 경기지역 소재 22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융합에 대한 생각을 묻자, '보통'을 비롯해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47% 정도였다. 53%는 부정적으로 봤다.

부정적인 이유를 꼽은 기업 가운데 무려 58.3%는 '기대가 없거나 낮다'며 신뢰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또 '자사가 보유한 역량이 충분하다'는 비율은 24.2%에 그쳤다. 나머지는 모두 '적합한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 '시간 및 예산이 많이 든다', '과거 추진했던 융합 성과가 미미했다'는 등 사유로 접근 자체를 어려워했다.

최고경영자(CEO)의 관심도 역시 '비교적 낮음' 42.9%, '보통' 49.6% 등으로 낮게 나왔다. 융합을 활성화할 핵심 요인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적극 지원'이 38.5%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이 융합 활동을 하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살펴보니, 체계성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융합사업은 기업 매칭부터 과제수행, 리스크 관리까지 외부 전문인력과 함께 단계를 밟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경과원은 해법으로 ▲기업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융합지원 ▲융합 사업화와 신사업 개척 ▲중소기업 융합 정책확대 등의 3가지 전략과 8개 추진과제를 최종 제안했다. 이 중 일부는 현재 실행 단계에 와있다. 향후 융합의 인식 개선과 확산, 과제 발굴과 판로개척 등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를 보면 2021년 기준 경기도의 모든 산업 중소기업 수는 198만9000여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TIP : 중소기업의 '융합' 왜 필요한가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주로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형태로 지원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감염병 사태와 국가 간 전쟁까지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은 결국 자체 생존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방안이 기술 융합이다. 가령, 자사가 보유하지 못한 타 사의 지식·인력 등을 활용하면 신제품·신기술 개발 기간과 예산을 단축할 수 있고, 제품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최근 '디지털 전환 가속화' 측면에서도 기술 융합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