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0일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해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10월 들어 김병수 김포시장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시 김포는 서울시로 편입하겠다고 하면서 시작된 논란이 여당 대표의 발언으로 뜬금없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앞서 김 시장의 발언은 경기도의 분도를 전제로 한 발언이고 향후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 나가겠다는 의미였으나, 여당 대표가 이를 받아 논란을 갑자기 증폭시킨 셈이다. 총선용 발언이라고 짐작되지만 서울 편입 문제가 이렇게 가볍게 다뤄도 되는 일인지 어리둥절하다.

48만 김포시민 전체가 서울 편입을 원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간단치 않다. 서울시의 재정과 행정 여건상 김포를 받아들이는 문제는 다각도로 검토해 봐야 할 사안이고, 서울시민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게다가 해방 이후 경기도 소속이었던 김포를 서울로 보내는 문제이므로 경기도와 도민의 의견이 서울 쪽 의사보다 더 중요하다. 주민투표와 자치의회를 통한 결정은 분리와 편입에 따라 발생할 사안들을 잘 따져본 뒤에 거쳐야 할 절차일 터이다. 여당 대표는 당론 추진 발언 이전에 경기도에 한번이라도 의견을 타진했어야 한다.

같은 생활권이어서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게 맞는다면 과천 구리 광명 하남은 어찌할 건가. 실제로 김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여당 내에서는 수도권 도시들도 차례로 편입하자는 설왕설래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서울 편입론의 바닥에는 서울중심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지방자치 정신에 역행하는 구태의연한 발상이다. 수도권 행정구역을 근본적으로 대수술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면, 선심 쓰듯 찔끔찔끔 서울 편입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

상당수 김포시민이 서울 편입을 열망하는 이유를 모르지 않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생길 경우 한강 건너 김포시는 애매한 위상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서울 편입에 따르는 장점과 단점을 시간을 두고 충분히 따져본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어떤 판단과 결정을 내리든 김포시민의 자긍심과 이익이 가장 우선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