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배우 이선균 씨를 형사 입건한 데 이어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씨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달 강남 모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씨 등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했거나 그런 정황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경찰 수사 선상에는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함께 마약 전력이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와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 씨도 포함됐다.

이 씨와 권 씨는 아직 피의자 신분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연예계를 대표하는 인기 연예인이라는 점에서 시민에게 주는 충격과 파장이 크다. 이 씨는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이다. 권씨도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으로 세계적인 유명인사이다.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사건은 해마다 끊이지 않는데, 문제는 청소년과 대중으로부터 인기가 높은 이들 스타급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이 청소년 등에게 자칫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연예인 마약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지지부진한 수사와 기소유예 처분 등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곤 했다. 또 적당히 반성과 자숙 기간을 가진 후 다시 연예계에 복귀하는 등 연예계 마약 투약은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따라서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을 뿌리 뽑기 위해 경찰 및 사법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연예계도 재범자의 경우 연예계에서 퇴출하는 등 적극적인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마약 투약 범죄는 중독성이 강한 마약의 약리적 특성으로 인해 재범률이 높은 범죄이다. 이 때문에 처벌적 접근 외에도 치료적 접근의 도입도 필요하다. 특히 일반인보다 마약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치료와 재활을 받기 어려운 연예인의 직업 특성을 참작한다며 처벌만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일반 시민을 비롯해 연예인을 범죄자로 낙인찍고 단죄하기 이전에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마약의 덫에서 벗어나 사회와 연예계에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