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유치 절호의 기회…인천 MICE 산업 발전 시작점”

인천시·관광공사 '유치 당위성 홍보·시민 공감대 형성' 토론의 장 마련
전문가들, 국제사회 협상력 강화·도시 정체성·지역 발전 등 효과 강조
▲ 지난 2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인천시 주최·인천관광공사 주관한 '2025 APEC 인천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천 포럼'이 열렸다. /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 지난 2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인천시 주최·인천관광공사 주관한 '2025 APEC 인천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천 포럼'이 열렸다. /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APEC 유치로 인천을 두 단계 업그레이드하라.' 202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지난 2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원재앰배서더에서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2025 APEC 인천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를 위한 인천의 강점과 매력을 홍보하고 범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1부에서는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사무총장의 'APEC과 글로벌 인천'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 2부에서는 윤은주 한림대국제대학교 대학원 교수의 '정상급 국제회의와 글로벌도시 인천'을 주제로 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왜 인천이 APEC 유치에 나서야 하는지 그리고 인천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면서 주목받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APEC 인천 유치를 통한 국제사회 입지 강화와 도시 정체성 형성, MICE 산업 발전 등 다양한 기대 효과 등이 강조됐다.

▲ 2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가 주관한 '2025 APEC 인천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천 포럼'의 다양한 모습들. /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APEC 정상회의 유치,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협상력 강화할 좋은 기회”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사무총장은 'APEC과 글로벌 인천'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APEC에 대한 이해와 지속가능성 및 ESG에 대한 이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APEC이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유일한 지역경제협력체라는 점에서 무역투자 자유화 촉진, 제도 선진화, 새로운 시장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유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10대 수출국 중 8개국이 APEC 회원국인 상황에서 국제외교에서 이점도 명확하다. 우리나라 교역량의 약 75%, 한국 투자액의 약 60%가 회원국 내에서 이뤄진다”라며 “주변 4강 정상과의 교류의 장으로 한반도 정세안정과 평화를 위해 공조할 수 있다”고 APEC 중요성에 대해 밝혔다.

그는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게 되면 안정적인 시장확보를 위한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신남방·신북방 정책 대상국과의 경제 협력에서 우리나라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 사무총장은 “불안정한 국제경제통상 환경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질 기회”라며 “APEC 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국가 위상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발언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PEC 3대 실현목표가 무역 투자, 혁신 디지털 경제, 지속가능한 성장인 만큼 지속가능성과 ESG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APEC 핵심 가치는 탄소 제로, 지속가능한 도시와 맞닿아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인천은 탄소 제로와 친환경을 위한 최적의 도시”라며 “인천국제공항을 품고 있는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참가자들의 이동 거리가 가장 짧아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지난 24일 열린 '2025 APEC 인천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천 포럼'에서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지난 24일 열린 '2025 APEC 인천 유치를 위한 글로벌 인천 포럼'에서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정상급 국제회의, 경제적 파급효과 넘어 도시의 정체성 형성에도 기여”

윤은주 한림대국제대학교 대학원 교수는 '정상급 국제회의와 글로벌도시 인천'을 주제로 정상급 국제회의 개최의 필요성 및 성과, 인천의 MICE 유치 현황, 정상급 국제회의 준비과정과 목표 설정 등을 중심으로 강연을 이끌었다.

그는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단순히 경제파급효과를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시 정체성 등 일명 '유산'을 남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 교수는 “국제행사 유치는 일차적으로 지역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개최지에 대한 이미지 향상 등 사회문화적 효과, 숙박시설 등 인프라 개선 등 가져다준다”며 “하지만 그 상위의 가치로 개최 도시의 정체성 형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09년 UN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개최한 덴마크 코펜하겐을 꼽았다.

그는 “기후변화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코펜하겐은 자전거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며 “이처럼 회의가 단순히 개최 기간 내 경제효과에 끝나지 않고, 도시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붓글씨 퍼포먼스.
▲ 붓글씨 퍼포먼스.

▲민·관·학, “APEC 유치, 최종목표 아닌 MICE 산업 발전 위한 시작점”

행사 마무리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고계성 한국관광학회장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민·관·학 전문가들이 참여해 APEC 행사의 인천 유치 당위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교 서비스학부 교수는 APEC 개최를 통해 인천이 도시 정체성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방안들에 관해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2005년 APEC을 개최한 부산은 2차 정상회담을 마친 정상들이 한국 전통의상인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기념촬영을 하면서 전 국민 머릿속에 국제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며 “'인천은 APEC 유치를 통해 어떤 사진 한장을 남길 것인가' 즉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우리가 APEC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이며, 갖게 될지에 대해 고민하며 유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아영 협동조합 '인더로컬' 대표는 국제행사 개최지 선정에 있어 문화관광의 우수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시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제행사를 유치하면 지역에서 문화관광업에 종사하는 시민들에게 가장 큰 경제적 이익이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정작 관광업 최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은 APEC이 무엇인지, 왜 유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행사 유치로 인한 파급효과를 제대로 홍보해 시민들이 국제행사 유치를 자발적으로 응원할 수 있도록 하고 섬, 갯벌, 개항장 등 지역 내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들과의 연계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병철 경기대학교 관광문화대학 관광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APEC 유치의 절실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유치를 준비하는 모든 도시가 인프라 측면에서는 기본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렇다면 결국 심사 과정에서 '이렇게까지 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절실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동원과 참여는 다르다”며 “APEC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시민들이 APEC 유치를 원하고, 동참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면 인천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인프라 외 유치 당위성까지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영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는 APEC 개최를 위해 쌓아온 시민의식과 각종 인프라를 MICE 사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가 최종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성공적인 개최, 개최 후 보완점 강구, 차기 국제대회 유치 등 MICE 산업 발전을 위한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APEC 개최를 위해 마련한 인프라가 인천 MICE 산업 성장과 지역사업 발전에 활용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계획도 같이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경선 인천시 글로벌도시기획과장은 “외교부 전담 조직이 12월에 구성될 예정이라 현재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알 수 없지만 재원조달계획, 공항여건, 교통 및 경호, 문화환경 여건, 행사 운영 능력 등을 토대로 유치를 준비 중”이라며 “인천의 강점을 시민들께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각오를 내놨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