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장.
▲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장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 지난주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연 5%까지 치솟았다. 제롬 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긴축발언 영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기름을 부은 격이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앞에 두고 널뛰기하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고금리 장기화 공포가 엄습,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팔이 키운 글로벌 악재는 한국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 지수는 7개월 만에 2400선이 깨졌다. 하루 새 38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한국 경제는 어떤가.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당초 1.2%에서 0.2%포인트를 내린 것이다. 한국은행 전망치 1.4%와 0.4% 격차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무역수지는 경제 불확실성을 더욱 실감케 한다. 우리나라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 6월 15개월 만에 적자를 탈출했다. 하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적어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여섯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그러나 대출금리는 최고 연 7%대로 치솟았다. 기업이나 가계 경제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국가 세수결손도 심각한 위기다. 경제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세수 결손은 60조원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결손을 메우기 위해 추경을 논의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손을 놓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 일로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 물량은 10년래 최저 수준이 예상될 정도다.

국가 주력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나 배터리도 미-중 싸움에 새우등 터질 지경이다. 게다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은 30% 가까이 축소,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질이 우려된다.

인천 경제는 어떤가.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후 1년이 훌쩍 지났다. 그렇지만 유 시장의 정책이나 성과는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는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이러다 자칫 민선 6기 시절 '동인천 르네상스'가 재연되는 것은 아닐까.

인천시는 주력산업의 명확한 설정이 필요하다. 바이오, 반도체, 로봇, MRO, 미래차, 디지털, 블록체인 허브 도시를 외쳤지만 성장동력이 아리송하다. 올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에 고배를 마셨다. 바이오특화단지 선정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전이 먼저 제안한 'K바이오랩 허브'를 인천이 유치했던 것처럼 정치적 변수를 배제하기 어려워서다.

공항공사나 항만공사 등 인천의 공공기관은 지역 기여나 지역인재 채용이 저조한 편이다. 인천시는 올해 세수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R&D 투자가 특·광역시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라는 발표도 있다. 이런 유쾌하지 않은 소식은 민선 8기의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천시의 세심함이 가장 필요한 곳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다. 민선 8기의 인천경자청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송도 R2블록 개발사업에 8공구 A5블록 개발, 차병원과 글로벌특화병원 협력 등은 보는 시선이 차갑다. 영종도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도 표류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출장 건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인천 경자청의 리더십은 구설수에 오른 지 오래다. 심지어 임명권자가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뒷배 얘기까지 나돈다. 문제 해결은 유정복 시장 몫이다. 유 시장을 흠집 내려는 것이 아니다. 인천 경자청이 인천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서다. 성공적인 사업 성과가 인천시 발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천은 서울과 경기도보다 열악하지만 수도권 역차별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처가 생겨 고름이 나오면 도려내는 것이 순리다. 경제문제는 이념이나 진영 논리로 풀어선 안 된다. 최고의 정책과 최적의 인물만이 인천의 미래를 담보할 뿐이다.

/이완식 H&J산업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