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게 치명상을 주는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주말 경기 평택에 이어 김포에서도 나왔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에서 국내 첫 발생 이후 이틀 새 연달아 확진된 것이다. 속도가 무섭다. 축산농가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정부는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같은 흡혈 곤충에 의해 소가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폐사율은 10% 미만이라고 해도 발병 시 소의 유산이나 불임, 우유 생산량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 패해가 크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함께 대표적인 가축 질병 3종 세트로 불린다.

경기도에는 전국젖소의 43.7%기 사육되고 있다. 특히 사육 1∼3위 지역이 이천 화성 파주 순이다. 이번 발생지역과 인접한 곳으로 확산할 경우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도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농장 간 전파를 막기 위해 48시간 동안 전국 소 농장과 도축장, 사료 농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도 또한 발생농장 젖소 95마리를 살처분 하는 등 외부인 차량 출입금지, 임상예찰 강화 및 소독실태 확인 등 차단방역과 지도·점검도 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 성사된 한우 수출에도 차질이 예상돼 더욱 그렇다. 지난 5월 이슬람국가 중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한우가 수출된 데 이어 지난 8월엔 캄보디아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그만큼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 한우 축산농가도 기대가 크다.

그러나 이번 럼피스병 발생으로 혹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이처럼 가축 질병은 단순히 해당 가축 질병에 대한 치료나 살처분으로 끝나지 않는다. 질병 발생 시 해당 축종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며 소비에도 악영향을 준다. 축산물 이미지뿐만 아니라 축산물 수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제적 피해도 만만치 않다. 살처분 비용이나 피해농장주의 트라우마 등도 무시 못 한다. 사회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가축 질병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방역은 시간이 생명이라고 했다.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확산 방지에 나서기 바란다. 농가 또한 긴장을 높이고 예방을 위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