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산단 기업 딜리버리 콘서트
강운공업㈜서 무대…임직원 환호
▲ 성악가들이 18일 강운공업을 찾아 직원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어둑해진 가을 저녁, 둔중하면서도 날이 서 있는 기계와 더불어 하루의 노동을 마친 이들이 공장 구내식당에 모였다. 식탁 위에 오른 건 시원한 맥주와 안주였다. 일렁이는 맥주잔을 들어 동료들과 건배하고 목을 축이는 찰나, 문으로 성악가들이 들어선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Brindisi))를 부르면서다. 무대도 없고 마이크도 없지만 식탁 사이를 지나며 눈을 마주쳐 노래하는 공연자들에 직원들은 크게 환호했다.

10월 18일 오후 6시 인천 미추홀구 소재 강운공업㈜에서 벌어진 일이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테크노파크가 주관한 '인천 산업단지 제조기업 딜리버리 콘서트'라는 이름의 사업이었다.

특별히 시간을 내는 등 여가활동이 여의치 않은 산업단지 직원들을 위해 예술가들이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방식이다.

취지를 이해하고 수요가 있는 사업장을 물색해 작업현장에서 음악회를 여는 것으로, 인천 제조기업 사이 호응이다. 10월엔 강운공업을 시작으로 제이피에스코스메틱 등의 회사에서 연달아 개최 예정이다.

이날 강운공업에서 공연자들은 성악뿐 아니라 트로트와 가곡 등 친숙한 노래도 선사했다. 국악 분야까지 더해 말 그대로 다양한 장르의 미니 콘서트가 진행됐다.

김춘식 강운공업 대표는 “일상 업무로 지쳤을 몸과 마음을 이런 기회로 치유하고 문화예술 생활을 향유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사업에 동참했다”며 “오늘이 직원들과 함께 사내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유일한 날”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