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 초록한의원. 이철완 원장은 고향에 돌아와 약방이었던 빈집을 한의원으로 개축해 의술을 펼치고 있다.

인천 배다리 오래된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집을 찾다 보니 원도심에 자리를 잡았다. 집을 고치며 자연스럽게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노후화되어 사람들이 떠난 동네를 경제· 사회·물리·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사업. 쉽게 말해 사람들이 다시 와서 살 수 있도록 도심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집을 고쳐 살며 겪은 이야기를 책으로 쓰며,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메모해 둔 것이 있다. 사람들이 다시 와서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 도시재생의 핵심이고 그 가운데서도 집과 교육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메모한 생각은 ①공영주차장을 많이 만들 것 ②도시재생센터는 그만 지을 것 ③도시가스 설치는 공급업체에서 부담 ④마을공구대여소와 마을주택관리소는 좋다 ⑤원도심 공교육을 혁신하자 ⑥전봇대 좀 땅에 묻자 ⑦녹지를 만들자 ⑧집수리 사업은 좋다 ⑨그린파킹사업은 옳다 ⑩아파트값 올라도 흔들리지 말자 등등이다.

불행히도 지난 몇 년간 아파트 가격이 끝없이 오르며 단독주택을 산 우리는 누구 말대로 '벼락 거지'가 되었다. 하지만 슬퍼하지 말자. 어차피 아파트로 다시 갈 마음도 없고 단독주택에 살며 층간소음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않았던가.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 아니던가. 집을 사고 동네를 얻지 않았던가. 마음을 다잡는다.

가끔 멘탈이 흔들린다면 강연을 듣자. 주민이 깨어있어야 도시재생 사업도 주민 뜻대로 펼칠 수 있다. 인천 동구 금창동 주민들(주민자치소 대표 이철완) 주도로 열리는 도시재생 연속 강연이 금창동 도시재생센터 후원으로 열린다. 이의중(건축재생공방 옹노만어) 대표가 금창동 주택의 특징과 도시재생 방안을, 최형선(사람공간 E&C) 대표와, 김은희(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센터장이 금창동 도시재생 지역의 도로와 주차 문제에 대해 세미나를 연다. 19일(목) 오전 10시 30분부터. 장소 청본이룸터.

/봉봉 <단독주택에 진심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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