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청태산 자연휴양림 맨발걷기길. /사진=김미은
▲ 국립청태산 자연휴양림 맨발걷기길. /사진=김미은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으로 맨발걷기를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맨발걷기는 스트레스 감소, 자기효능감 향상, 통증 완화, 수면 질 개선, 혈액 점성 저하, 혈류 개선, 염증 및 면역질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치유의 효과가 검증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저어새 생태학습관에도 저어새를 보면서 맨발걷기를 하기 위한 교육에 활용할 마사토길을 만들었는데 어찌 아셨는지 이용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이뤄진 딱딱한 바닥에서 발을 감싸고 생활하던 사람들은 자연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자연의 치유로 건강한 삶을 찾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황톳길, 마사토길, 해변의 모래, 갯벌 등 맨발을 걷기에 다양한 장소가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 건강에 집중한 나머지 보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지난 주말 소래생태공원을 찾았는데, 맨발걷기를 하는 시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맨발걷기의 효과를 많은 분이 알고 실천하며, 자연에 가까이에서 건강을 유지하거나 치유하는 것은 산림치유를 전공한 제게는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갯벌체험장이 만들어진 갯벌은 오래전 알고 있던 소래생태학습관 앞 갯벌과 너무나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맨발걷기로 갯벌은 논둑처럼 딱딱한 답압이 진행된 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맨발걷기를 제재하고 있었지만 많은 분이 그곳을 걷고 심지어 어떤 시민은 등산 스틱을 양손에 들고 물이 있는 갯골 사이를 걷기도 하였습니다. 백로, 저어새들이 있어야 할 곳에 사람이라니요. 정말 놀라운 상황이었습니다.

건강한 갯벌은 농게와 방게,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 갯지렁이 등 다양한 갯벌 생물들이 살아갑니다. 이들은 규조류 등 유기물을 걸러 먹고 갯벌에 깊은 구멍 속집을 만듭니다. 다양한 깊이의 생물들의 집은 갯벌에 산소를 공급하여, 건강한 갯벌을 유지합니다. 또한, 저어새, 갈매기, 백로, 왜가리 등 물새들이 찾아오게 하고 우리도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며 치유가 됩니다. 갯벌이 죽어 가면 생태계는 병들고 맙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방문객들은 건강해지지만 지속해서 밟아져 딱딱해진 갯벌 속에서 죽어가는 생물들을 생각할 때 이곳에서 맨발걷기가 자연에 가까워지는 치유법일까요?

해결법은 없을까 고민하다 또 다른 경험을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강원도 청태산 휴양림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황톳길이 산길 가장자리를 따라 최소한 폭으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필자도 양말을 벗고 걸어 숲길을 내려왔는데 발바닥에서 전해오는 딱딱하고 물렁물렁한 흙을 밟으면서 전해오는 느낌과 시원함을 자연과 동화되는 느낌이었고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이용객들은 숲에서 나는 피톤치드 향기와 풀벌레 소리, 산새 소리, 숲길을 가로지르며 먹이를 찾는 다람쥐와 눈을 마주치며, 좁지만 기다란 길을 한 줄로 걷고 있었습니다.

소래습지공원과 다른 점이 떠오르셨나요? 가장 다른 점은 자연 속에 가장 잘 머물 수 있는 정해진 걷기길이 마련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길을 설계할 때에는 전문가의 의견 반영과 평가가 함께 이뤄집니다. 따라서 이용객의 안전과 숲 속 생물들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므로 맨발 걷기 효과 외에도 다른 산림치유의 효과를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소래습지공원에서 우리가 해결할 점은 무엇일까요? 제안해 보자면, 맨발걷기를 '나'만의 건강이 아닌 지구생물 모두의 건강을 생각하는 지구인의 생각과 안전한 정해진 맨발걷기 길에서 실천하기, 마지막으로 소래습지생태공원의 자연과 사람이 모두 건강해지는 시스템 방안 마련과 운영이 필요합니다. 자연에서 치유를 받기 위해서 자연을 잘 지켜야 한다는 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김미은 저어새네트워크 &amp; 저어새와 친구들 사무국장.<br>
▲ 김미은 저어새네트워크&저어새와 친구들 사무국장

/김미은 저어새네트워크&저어새와 친구들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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