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있는 타쿰부 교도소 전경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미 파라과이 최대 규모 타쿰부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교도관들을 억류하고 인질 삼는 폭동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감자들이 교도소 본관 옥상에서 경찰에 돌을 던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됐다.

영상 속에는 교도소 내부 매트리스로 보이는 물체가 불에 타 큰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현지 일간지 ABC콜로르는 "당시 교도소에 있던 교도소장을 포함해 22명의 교도관이 수감자에게 붙잡혔다"며 "다만 이들이 뜻하지 않게 붙잡힌 상태인지, 자발적으로 수감자들과 함께 있기를 원했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폭동 당시 수감자를 면회하던 일반인 여성 30여 명도 교도소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해결에 나선 파라과이 당국은 상황 발생 15시간 만에 "모든 교도관이 풀려났고 상황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폭동으로 교도소 내부에서 수감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으며 사망 경위는 조사 중이다.

파라과이 당국은 이번 사태가 교도소 내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마약 밀매·폭력 조직인 '로텔라 클랜'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앙헬 바르치니 법무부 장관은 각료 회의에서 "타쿰부 교도소의 통제권 확보를 위한 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로텔라 클랜이 폭동을 계획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실제 로텔라 클랜은 교도관을 풀어주는 대가로 법무부 장관 해임, 이번 사태에 대한 불처벌을 보증하는 서명된 문서, 타쿰부 교도소로 새 수감자 이감 등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요구 사항의 경우 이미 교도소 수용 인원이 600% 이상 초과할 정도로 과밀한 상태임에도 조직원을 더 보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앞서 이날 오전 긴급 보안 회의를 주재했던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라과이를 비롯한 남미 일부 국가들은 교도소 치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