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접종 지원 조례 제정 불구
2021년부터 19~49세 제외
준비 부족 탓 3년째 '헛 구호'
군보건소 “내년부터 전 군민”
▲ 가평군청 전경. /사진제공=가평군
▲ 가평군청 전경. /사진제공=가평군

가평군이 겨울철 전 군민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무료 접종 홍보를 하고도 3년째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보건행정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은 2020년 11월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가평군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는 0~13세, 65세 이상 등 정부지원 대상은 제외하고 14~64세까지 약 4만명 모두를 포함했다. 가평군 인구는 약 6만2000명이다.

하지만 조례가 시행된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19~49세를 제외한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접종에 들어가는 올해 독감 무료접종 대상은 14~18세, 50~64세로 해당 군민은 약 2만명이다. 대상에서 제외된 19~49세 군민은 1만9370여명이다.

결국 정부지원 대상을 제외하면 군민의 절반만 무료혜택을 보는 셈이다.

군은 올해 접종 대상자 2만명의 50% 수준인 약 1만명분의 독감백신을 확보했다. 보건소 물량 2170개, 위탁 의료기관 8000개로 관련 예산은 3억원이 투입됐다.

군은 무료접종을 백신 소진시까지로 안내했고, 반대로 물량이 남을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연령층에 확대 접종하겠다는 계획이다.

군이 3년째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군민의 보건행정 불신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A(44)씨는 “독감예방 접종 비용이 부담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기관이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쾌하다”며 “(전 군민 대상으로) 왜 안했는 지 등 설명이 없는 것도 보건행정을 믿을 수 없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군의 홍보와는 달리 준비부족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군은 첫해인 2021년 전 군민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사전 승인받아야 하고, 승인 이후에도 3개월이 소요되는 점 등에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와 올해 역시 복지부의 독감 무료 예방접종 확대 사업 미승인으로 시행에 제동이 걸렸다.

군은 내년에 전 군민을 대상으로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보건소 관계자는 “복지부가 제한 연령을 해제하면서 내년부터는 전 군민을 대상으로 독감백신 무료 접종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예방접종이 의무가 아닌 점을 고려해 올해 예방접종 추이를 봐서 판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군민의 불만 민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군민을 위한 보건 행정을 하는 과정에 홍보와 달리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은 이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평=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