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닐랜드' 스캣 연주 매료
나윤선&울프 듀엣 무대 감동
서늘해진 밤공기와 함께 가평 자라섬에 '재즈 네버랜드'가 떠올랐다. 매년 이맘때쯤 가을의 시작을 알리며 명실상부 국내 대표 재즈 축제로 돌아오는 '제20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지난 6일부터 4일간 이어졌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페스티벌은 6일 무료 전야제를 시작으로 자라섬과 가평 읍내 곳곳에서 국내외 재즈 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은 물론, 지역 특산물을 포함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즐거움을 더했다.
7일 메인 무대인 재즈 아일랜드(자라섬 중도)에서의 첫 무대는 블라디미르 체트카가 열었다. 2016년 내한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그는 “'히트다 히트'는 예전 유행어”라며 최신 유행어 “폼 미쳤다”를 외쳐 시작부터 관객들의 흥을 끌어 올렸다.
존 홀렌벡이 이끄는 밴드 죠지는 실험적이면서도 신선한 멜로디로 재즈의 묘미를 느끼게 했다. 특히 멀티 연주자인 오로라 닐랜드의 독특한 스캣과 안나 웨버의 플롯 연주는 첫 곡부터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매료시켰다.
이어 아르메니아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모던 재즈를 선보이는 티그랑 하마시안은 지난해 발매한 정규 앨범 'StandArt'의 수록곡 'Laura', 'All the things you are',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 'Big foot' 등의 아름답고 독창적인 재즈 선율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이날의 헤드라이너였던 줄리안 라지는 여유 넘치면서도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로 축제의 밤을 환호성으로 가득 채웠다. 그는 드럼, 베이스와 함께 재즈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Ryland', 'Boo's Blues', 'I'll be seeing you' 등을 연주한 후, 'Tributary'로 앙상블의 매력을 한껏 뽐내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다음날인 8일 같은 무대는 트럼펫 연주가 브리아 스콘버그와 나윤선, 울프 바케니우스 등의 무대로 채워졌다.
자라섬 페스티벌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 내한한 브리아 스콘버그는 'Dance me to the end of love'를 연주하기 직전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예고한 후, 곡 중반에 가수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연결해 연주하며 한국 팬 맞춤형 선물로 심금을 울렸다.
마르신 바실레프스키 트리오는 자유로우면서도 멤버들과의 오래된 호흡에서 나오는 탄탄한 플레이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환상의 섬 '재즈 네버랜드'로 이끌었다.
비렐리 라그렌의 코로나19 양성 확정으로 갑작스럽게 무대에 오른 나윤선&울프 바케니우스의 듀엣은 마치 원래 계획돼 있던 것처럼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 10년 전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했다.
울프 바케니우스가 '밀양 아리랑' 기타 연주로 포문을 열면, 나윤선은 때로는 호소력 짙은, 때로는 귀를 녹일 듯 감미로운 목소리로 리사 로이스의 'Hallelujah'를 부르며 낭만적인 재즈의 밤을 완성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태원 가평군수는 1회부터 총감독을 맡아온 임재진 감독에 감사패를 수여하며 공로를 치하했다.
서 군수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세계적 축제로 성장하고 가평이 음악도시이자 문화 예술 도시로 성장하는 데에는 행사 관계자는 물론 가평군민, 관람객들의 기여가 있었다”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오래도록 자라섬 페스티벌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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