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문학상을 수상한 이창호 구청장. /사진제공=용인시

 

‘철제책상’

 

읍내 버스정류장에 내려

어머니는 철제책상을 이고

소년은 걸상을 들고 십리 길을 걸었다.

<중략>

소년의 방에는

책들이 널 그러져 있었다.

소년은 철제책상에 책을 꽂아보고 또 꽂아보았다.

연필과 지우개도 서랍에 가지런히 놓았다.

 

어머니는

한참 동안 소년을 바라보고

부엌으로 가 냉수 한 대접을 마셨다.

어머니의 주름진 이마가 마치 미소 같았다.

 

소년은 이제야

어머니의 주름진 미소와

철제책상의 무엇을 알게 되었다.

올해 ‘2023년 공직문학상’에서 인사혁신처장상(은상)을 받은 용인특례시 이창호 기흥구청장의 시(詩) ‘철제책상’이다.

이 구청장은 이 작품을 통해 풍족하지 않던 유년시절 어머니와 함께 철제책상을 사오며 느낀 그리움과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6연의 시로 표현했다.

이 구청장은 1970년대 어려운 가정형편에 아들을 위해 책상을 사주시던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책상을 사서 집으로 오던 그 시절의 그리움과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시구에 담담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 구청장은 “지금은 병상에서 점점 쇠약해져 가는 어머니를 보며 회한의 감정과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게 된 그 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다시한번 되새겼다.

인사혁신처가 주최하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주관하는 ‘2023년 공직문학상’은 지난 2020년 공직자 정서함양과 문학적 소질계발로 행정에 창의성을 도입하고자 마련돼 ‘공직윤리’, ‘공직공감’ 측면에서 크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인사처와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0일까지 시, 시조, 수필, 단편소설‧희곡 등 8개 부문에서 총 1,560편의 작품을 접수 받아 이중 47편을 올해 공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창호 구청장의 작품 ‘철제책상’을 비롯, 이번에 입상한 작품은 전자책(e-book)으로 제작해 인사처 및 공무원연금공단 누리집에 게시될 예정이다.

지난 1993년 공직에 들어선 뒤 올해말 3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이 구청장은 문학적 소질뿐 아니라, 탁월한 행정능력으로도 칭송이 자자하다.

이 구청장 주요 수상경력은 이루 나열할 수도 없지만,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정책과장 재임 시절부터 수 많은 공적을 인정받아 각 기관의 표창이 줄을 이었다.

당시 이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 규제개혁 종합평가 대통령상 수상(기관표창), 경기도 규제개혁 시군 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 경기도지사 표창(기관표창), 용인시, 통계인프라 우수 지자체 선정, 국무총리상 수상(기관표창), 조직관리 우수기관 선정, 행정안전부장관상 등을 용인특례시가 수상(기관표창)하는데 크게 일조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이 구청장은 그동안 아동안전체험실 및 안전차량 설치운영,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및 지원, 녹색어머니회 지원, 가정폭력피해자 상담소 운영 및 지원, 아동학대예방 공동대응시스템 구축 등 다수 공적으로 올해 경찰청장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 구청장은 기흥구청장 재임중 ‘기흥구 생활행정톡’을 운영, 신속한 시민불편 사항을 해소, 2023년 용인시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생활행정톡’이란 기흥구와 지역내 15개 동이 ‘생활행정톡’ 시스템 구축해 시민들의 불편함을 미리 찾아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시민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신속한 생활민원처리 아이디어다.

이에 기흥구는 로드체킹 생활불편사항 선제적 발굴, 사업부서, 연간단가, 바로바로 기동대를 통한 생활불편사항 처리, 신속처리를 통한 시민만족도 향상 및 적극행정 확산 등을 도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퇴임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게 돼 기쁘다”며 “공직자라면 누구나 보고서나 기안문 등의 글을 쓰면서 생활하는데, 여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문학적 창작을 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종성 기자 jskim362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