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흥가를 중심으로 홀덤펍 불법행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홀덤펍은 포커 게임의 일종인 홀덤(hold'em)과 술집을 뜻하는 펍(pub)의 합성어다. 보드게임업소 혹은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은 뒤 카지노처럼 카드게임 테이블을 설치해 운영한다.

홀덤펍 업주들은 도박이지만 현금을 주고받지 않으면 단속을 피해갈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버젓이 영업하고 있다. 포커 우승자에게 상품권 등을 지급한 뒤,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해 은밀하게 현금화해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중반 큰 사회문제가 되었던 '바다이야기'도 그런 식으로 운영되었다. 이대로 두면 홀덤펍이 제2의 바다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홀덤펍은 2020년 무렵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지금은 우후죽순처럼 성업 중이다. 그 폐해를 규제·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진작부터 일었지만, 정부와 경찰의 대응이 느리기만 하다. 게다가 홀덤펍 불법을 단속할 법적 근거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행성과 중독성이 큰 바다이야기에 빠져 돈을 탕진하고 자살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던 일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도 '유사 카지노업'에 대한 법적·실질적 대응책이 아직도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지경이다.

현재 국회에는 카지노업 유사행위 금지와 처벌 조항을 강화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복수로 상정돼 있다. 하지만 요즘 국회 돌아가는 분위기로 보아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상임위 심의조차 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게 된다. 국회의 분발을 촉구한다. 이번 국회도 빈손이면, 규제와 단속은 더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문체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 경찰, 지자체 등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가 이달까지 실태조사와 단속을 벌이는 중이라고 한다. 여태 뭘 하다 이제야 나섰느냐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더구나 제보에 의존하는 방식이라니 실효성 있는 단속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바다이야기 때처럼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된 후에 뒷북을 칠 요량이 아니라면 지금 단계에서 불법 도박을 뿌리 뽑을 방법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