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동·중구 합쳐 제물포구 개편 예고
중구문화재단과 역할 중복 우려 보류

인천의 여섯 번째 기초 문화재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동구문화재단 설립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5일 동구에 따르면 내년 8월 출범을 목표로 추진하던 재단 설립을 보류키로 했다. 인천시가 행정체제 개편의 일환으로 현재 동구와 중구를 제물포구로 새롭게 묶기로 하면서 기존 중구문화재단과의 역할 중복에 대한 우려에서다.

앞서 동구는 문화재단 설립 추진 담당자를 지정하며 지난 2022년 말부터 사업을 추진해왔다. 동구문화재단 설립은 김찬진 동구청장의 문화·관광분야의 첫 번째 공약사항으로 인천 전통문화예술을 전승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활동을 활성화하고자 설립을 계획했다.

당초 올해 '동구 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해 재단 설립을 가시화할 계획이었으나, 용역 발주 전 단계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구 입장에서는 인천시가 행정체제 개편 추진 완료 목표 시점으로 삼고 있는 2026년까지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지역 10개 군·구 중 기초 문화재단이 없는 곳은 계양구, 미추홀구, 동구, 옹진군, 강화군 등 5곳이다. 동구를 제외한 나머지 기초단체에서는 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어 당분간 인천지역 기초 문화재단 출범 소식을 듣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단법인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관계자는 “광역 문화재단은 지역 문화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일한다면 기초 문화재단에서는 시민들의 문화복지 향상이나 문화향유를 위한 더욱 세부적이고 촘촘한 역할을 맡는다. 지자체도 광역과 기초가 있듯이 문화재단도 그 역할이 다르다”며 “현대사회는 문화를 통해 지역에서 관광도 끌어들이고 문화산업이라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특징을 지닌다. 지역민들이 더욱 가까이에서 문화의 삶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기초단체에서도 문화재단을 설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