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66만명 소송·3350억 청구
이중 16만명 2246억 배상 결정
소음 등고선 등 기준 까다로워
피해 주민 소송 움직임 커질 듯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수원시와 화성시 도심 속 군공항으로 인한 소음피해 때문에 3000억원 가까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미래는 비용 부담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3일 인천일보가 확보한 국방부 작성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까지 66만5382명에 달하는 주민이 184건의 수원 군공항 소음피해 소송을 제기, 총 3350억7176여만원의 배상액이 청구됐다.

이 가운데 24.3% 비율인 16만1770명에 대한 배상이 결정됐다. 그 비용이 무려 2246억6439여만원이다. 2019년만 해도 1400억원대였으나, 약 3년 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배상이 결정된 원고 수 역시 3년여 전 9만7243명에서 1.6배 넘게 증가(6만4527명)했다.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도심개발의 가속화다. 군공항은 수원시 5.2㎢, 화성시 1.1㎢ 부지에 걸쳐있다. 상시 가동되는 전투기 훈련으로 두 지역 34.2㎢의 광활한 면적이 직·간접적으로 소음 영향을 받는다. 보통 군사시설과 연접하거나 전투기 소음이 심한 지역은 개발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도권 유입 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기존 도심의 주택 건설은 한계에 달하면서 군공항 인근도 개발 바람이 거세졌다. 화성시 동부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0년 수원시 연구용역 결과, 병점동의 경우 75~85웨클(항공소음단위)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만 2만2000여명으로 나왔다.

정부는 소음 영향권인 수원시 당수동과 화성시 진안동 등 일대를 아예 '공공주택지구'로 지정, 대형 주택단지 조성을 예고했다. 두 곳 지구에 인구 유입 예상치는 13만명 이상. 현재 인구는 수원시가 120만명 정도고, 화성시의 경우 올 하반기 100만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제도적 맹점이 소송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2019년 11월 일명 '군소음법'이 제정되면서 민간공항과 마찬가지로 군공항도 피해 및 보상 기준이 규정됐다. 80웨클 이상(대도시는 85웨클 이상)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월 최고 3만원에서 6만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방부의 단기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되는 데다, '소음 등고선'을 조금만 벗어나도 탈락하는 등의 까다로운 기준이 논란이 됐다.

결국 지역 내 피해 주민단체가 소송전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커졌다.

단체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 '법이 생겨도 왜 우리 집은 보상에서 제외됐느냐'는 불만이 크다. 해결되지 않으면 소송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 절차에 필요한 비용과 배상금은 모두 국가 재정, 즉 세금으로 충당된다. 게다가 배상을 즉시 처리하지 못해 약 380억원의 지연이자도 물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소송과 별개로 법적으로 치른 보상비용도 적지 않다. 군소음법 제정 이후 수원지역 약 279억원, 화성지역 약 135억원 보상이 책정돼 시를 통해 피해 주민들에게 지급됐다.

수원 군공항 문제는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고(故) 백기완 사회운동가로부터 이전 공약이 등장하며 정치적 공론화가 됐다. 역대 정부도 해결 과제로 수립했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은 시설 이전 결정과 제도 보완을 추진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중앙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관련기사
“수원 군공항·경기국제공항 외면 정부 규탄” 윤석열 정부 들어 경기국제공항 건설추진과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이 외면받고 있다는 있다는 내용의 인천일보 보도가 나온 이후 시민들의 규탄 행동이 가시화되고 있다.경기국제공항 유치 시민협의회와 수원과 화성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및 경기국제공항 추진 시민 연대'는 30일 오전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민들의 피해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밝혔다.이날 60여명의 주민들은 “수원·화성 25만여 시민들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군공항으로 인해 극심한 소음 피해와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