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2단계, 예술계 반발
“이도저도 아닌 공연장 전락”
경제청 “명칭 오해…계획 없었다 ”
▲ 아트센터인천 2단계 조감도.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오페라하우스’가 다목적홀로 지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술계가 반발하고 있다. 건물 내 오페라 전용극장이 아니고서야 사업의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아트센터인천 2단계 사업은 송도 국제업무단지 G2-1·2블록에 연면적 4만940㎡ 규모로 오페라하우스와 아트&테크센터 건립 등을 골자로 추진 중이다.

당초 오페라와 뮤지컬 공연 전용으로 음향과 배경을 고려한 시설이 들어선다고 생각됐으나 하지만 세부 사용 내용을 보니 1439석 규모의 다목적홀이었다.

일부 지역 예술인들은 오페라 전용극장이 아닌 데다, 장르와 상관없이 지어지는 공간 조성은 양질의 공연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천 문화예술계에서 활동 중인 A씨는 “인천 최초의 오페라 제작 전용극장이 생긴다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어디에나 있는 다목적홀이 생긴다고 하니 황당하고 실망스럽다”며 “다목적홀이라고 하면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어 장점이지 않겠냐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다시 생각하면 이도 저도 아닌 공연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장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만들어지는 공연장에서 수준 높은 공연이 나올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 B씨는 ”전용 공연장은 어떤 공연을 올리는지 시민들도 예측 가능하나 다목적홀에는 물음표가 생긴다. 가까운 공간이지만 예측 불가능한 먼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시민들의 인식과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권을 잡고 실현하시는 분들, 정책 입안자들은 지역에 랜드마크를 만들기 원하지만, 다목적홀로 예정된 오페라하우스는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기대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경제청은 전용 극장 설립에 대한 기대가 ‘오페라하우스’라는 명칭 탓에 벌어진 일이라며 건물명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원래부터 오페라하우스 내 다목적홀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현재 전용극장을 만들 계획은 따로 없다”면서 “‘오페라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 명칭 변경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변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