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나대지로 방치돼 있던 송도국제도시 1공구 국제병원부지에 난임치료와 안티에이징 등에 특화된 병원을 유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G타워에서 성광의료재단(차병원)과 글로벌 특화병원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천경제청은 ㈜인천투자펀드 등을 활용한 공공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부지를 매입, 건물을 신축하고 차병원에 병원 건물을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병원 측이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특혜논란을 해소하면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인 셈이다.

차병원은 난임전문병원·임상시험센터·줄기세포치료센터·바이오-셀은행(Bio-cell Bank) 등 의료시설과 차의과학대 송도캠퍼스, 연구시설, 시약 생산시설 등을 통해 병원 콘텐츠 구체화와 세부 건축계획 수립을 담당하게 된다.

송도 1공구 8만719㎡ 국제병원 부지에는 2005년 정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미국 뉴욕 프레스비테리안(NYP) 병원을 선정했고 2009년에는 인천시가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서울대병원과 병원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나 모두 결실을 보지 못했다. 영리병원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정부와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의 최소 생활 여건을 마련하려는 취지에서 국내 병원 입주도 허용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특화된 진료과목 중심의 중소형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길을 터준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800병상 규모의 송도세브란스병원이나 청라아산의료복합타운과는 차별화된 글로벌 의료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특화병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소유로 20년째 막대한 금융비용이 발생하고, 목적성 사업인 국제병원 유치가 지연되면서 전반적으로 송도 1공구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정체됐던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특화병원이 들어서면 이 일대 개발도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한편으로는 인천경제청이 공공 SPC를 설립해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차병원의 특성을 살려 소아·청소년 응급실이나 응급 분만도 가능한 시설을 들이는 방안도 고려하길 바란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에는 제대로 된 응급실이 없고 인천 전역으로 보도라도 소아·청소년 응급시설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