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지난 4일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 공급 방침을 밝혔다. 원가 수준 분양 가격의 10~25%로 최초 지분을 취득, 이후 주택 지분을 조금씩 늘려 20년 뒤 내 집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내용을 살펴보면 일단 긍정적이다. 30~40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과 자금 부담 완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 일부 선납, 나머지 후지불방식인 만큼 자기 자본이 부족한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주택구매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설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올라도 지분취득 가격 변동이 없는 것도 매력이다. 해당 제도를 전국 최초로 마련한 김세용 GH 사장이 “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고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GH가 수분양자 지분 취득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60㎡ 규모 주택 분양가 5억, 정기예금이자율 2%를 적용할 경우 초기 1억2500만원, 4년 차 8100만원, 8년 차 8700만원, 12년 차 9300만원, 16년 차 9900만원, 20년 차 1억500만원을 분납하는 방식으로 추가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20년 차에 전체 지분을 취득해 소유권을 갖게 되고 부담하는 총액은 5억9000만원이다.

전매제한도 완화했다. 거주 의무 기간 3~5년, 전매 제한 기간 3년인 일반분양과 달리 거주 의무 5년, 전매 제한 10년이 적용된다. 이후에는 제삼자에게 매매가 가능하고, 매매 시점의 지분 비율로 공공과 손익을 배분하게 된다. 거기에 접근성도 높다. GH는 우선 광교 신도시 A17블록에 건설하는 600가구 중 240가구를 공급한다. 착공은 2025년 하반기 착공, 2028년 후 분양이 목표다.

그러나 보완점이 있다는 것은 아쉽다. 일단 공급 물량이 적다는 것이다. 또 입주한 뒤 지분을 장기간 나눠 취득한다는 점에서 반전세와 다르지 않다는 시장인식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도 관건이다. 게다가 아직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