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공모 두 번이나 유찰
2027년 상반기 개장 먹구름

IPA, 임대료 인하 유인책 고심
현실적인 참여조건이 '관건'
▲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60% 이상을 처리하는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부두. /인천일보DB
▲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60% 이상을 처리하는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부두. /인천일보DB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신항 1-2 컨테이너터미널 사업자 재공모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두 번이나 유찰된 이번 사업에 대해 임대료 인하 등 여러 유인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6일 IPA에 따르면 지난달 케이슨 거치가 마무리되면서 인천신항 1-2 컨테이너터미널 하부공사가 70% 진행된 상태다.

운영 중인 인천신항 1-1 컨테이너터미널 바로 옆에 들어서는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은 인천항 최초로 적용되는 완전자동화 부두로 안벽길이 1050m, 화물 처리 규모는 138만TEU다.

또 임대기간은 최장 50년이며 연간임대료는 420억원으로 인근 인천신항 1-1 컨테이너터미널 100억원 보다 많다.

당초 IPA는 올 4월 1-2컨테이너터미널 사업자 공모를 시작해 우선협상자를 선정, 오는 10월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차에 이어 진행된 2차 공모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힌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2026년 하반기 시범운영, 2027년 상반기 개장 목표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공모 유찰이 거듭되자 IPA가 대책 마련에 돌입한 분위기다.

같은 조건으로 진행된 두 번의 공모가 실패하면서 차별화된 다른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두 번째 공모 실패 이후 IPA는 인천항 컨테이너부두 운영사, 선사들과 잇따라 만나 의견 청취에 나서는 한편 해양수산부와도 협의를 벌였다.

IPA는 이런 상황에서 조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연내 재공모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의 컨테이너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인천신항으로 컨테이너 화물이 몰리고 있어 운영 의지를 가진 사업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결국 IPA가 사업자 유인책으로 임대료 인하 등 어떤 변경된 조건을 제시할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여전히 많다.

항만업계는 높은 임대료는 물론 고금리와 원자재가 상승에 따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상부공사 등을 이유로 사업자 부담이 큰 만큼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부공사에 해당되는 건물, 장비, 전산시스템 등을 갖추는 비용이 5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돌고 있다. 또 터미널운영사가 선사에 부과하는 하역요금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인천항 실정을 고려할 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이른바 '남는 장사'를 할 수 없다는 하소연까지 나오고 있다. 컨테이너 하역요금은 해마다 물가상승분도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증가세가 미미한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 물동량도 걱정거리로 꼽힌다.

인천항만업계 관계자는 “인천항에서 1-2 컨테이너터미널 사업에 큰 관심을 나타내는 사업자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후속 조건이 현실감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