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8월 26·27일 열린 포천 한탄강 지오 페스티벌 공짜표 제공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도선관위는 포천시가 페스티벌 티켓을 시의원, 사회단체장 등에게 무더기로 나눠준 행위가 선거법의 기부제한 위반이 아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세계지질공원이라는 위대한 자연유산을 배경으로 한 페스티벌이 성공 평가를 받기는커녕 잡음만 남긴 모양새다. 포천시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근본적으로 반성해 봐야 한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재개된 한탄강 지오 페스티벌은 시 예산 2억8000만 원, 민간사업자 5억여원 등 약 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민관합동 축제로 준비되었다. “국제적 규모의 페스티벌을 지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준비에 들어갔으나, 준비과정에서 한 차례 행사 일정이 변경되었다. 이유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래도 주최 측은 행사 이틀간 EDM축제와 드론 쇼 등 볼거리를 제공해 3만 명 정도의 관람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참여 인원은 4000명(경찰 추산은 2500명)에 그쳤다. 시가 50% 할인 티켓과 공짜 입장권을 상당히 뿌렸는데도 그렇다.

출연진 라인업은 관람객과 축제 기획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행사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관객의 불평이 일부 있었으나 결정적인 하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페스티벌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이제부터 냉정하게 다시 따져봐야 한다. 우연적인 요소들이 겹쳐서 인파가 모이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페스티벌 콘셉트 자체를 잘못 잡았기 때문은 아닌지 등이 모두 검토돼야 할 것이다. 전자라면 내년 페스티벌의 성공을 기대해 볼만 하지만, 후자라면 대대적인 개편과 재구성이 절실하다.

한탄강 지오 페스티벌까지 차별성 없는 지역축제 대열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뻔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구성하는 관성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예컨대, 지구의 장관이 대중문화 속으로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도록 할 것인지 대범하고 참신한 기획이 필요하다. 좀 더 시야를 넓게 열고 내년 페스티벌을 준비해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