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기 인천교통공사 노조위원장

인천교통공사가 행정안전부 주관 전국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위업을 달성했다. 2년 연속 최우수등급 획득은 공사 창립 25년 만의 성과이자 전국 279개 평가 대상 기관 중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 사건이다.

이러한 쾌거는 인천교통공사 전 직원의 일치된 노력에 있다. 전국 6대 도시 중 가장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는, 열악한 근무 환경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전체 직원의 3분의 1이 무기계약직인 사실을 놓고 보면 지금의 성적표는 불가능에 가까운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런 조건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것이 우연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공사는 최근 2년 연속 지방공기업 외부고객만족도 조사 1위, 국토교통부 철도안전관리수준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행안부 재난관리평가 국무총리표창 수상 등 결실을 이뤄왔다.

이는 자기 몫 이상을 해내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근무 조건이 낫다고 평가되는 서울은 작년과 올해 집중호우로 10곳이 넘는 승강장과 선로가 침수되었다. 반면 인천은 1⸱2⸱7호선 68개 승강장 어디에서도 침수가 없었으며, 열차운행 장애도 없었다. 부족한 인력에도 24시간 비상재난대응체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직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우리 노동조합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 대내적으로 분열과 대립의 노사관계가 아닌 상생과 열린 자세로 공사의 사업에 협조하는 것이다. 대외적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참여 등 공공복리에 이바지하는 한편, 재외동포청, 고등법원 등 인천 유치의 시정발전에 함께 힘을 보태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공사의 발전과 성취는 잠식될 위기다. 직원들이 업무 부담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후 시설물은 시민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공사의 주축이 될 MZ세대는 열악한 업무 환경을 피해 이직하고 있다. 이는 곧 인천교통공사와 시민 안전에 경고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제 구성원의 피땀을 쥐어짜 쌓아 올린 영광 앞에 기뻐할 수만 없다. 안전사고를 막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증액이 절실하다. 인천도시철도는 개통 25년 차로 전력, 통신, 기계설비 등 열차운행 설비들이 노후해 유지보수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채를 발행해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둘째, 절대 부족한 현장 안전인력 증원이 시급하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법령과 규정은 강화되고 있으나 법정 최소인력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 상태라면 언제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현장 근무자의 부담은 한계에 다다랐다. 셋째,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그들은 장애인 이동지원, 미화, 버스승강대 보수 등 서비스 업무와 전동차·전기·소방 안전시설물 유지보수의 필수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20년을 일해도 임금은 오르지 않고 복리후생에 차별받고 있다. 이번 경영평가 인센티브도 그들에겐 남의 이야기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한데 인력 충원이니 설비 개량 같은 비효율적 경영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겠냐는 태도는 옳지 않다. 조지 버나드 쇼는 '진보는 변화 없이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2년 연속 경영평가 최우수 등급에 빛나는 인천교통공사의 위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위와 같은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한다.

/김현기 인천교통공사 노조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