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천권 해수청장 등 3명 추천
업계“정부권한 지방이양 역행”

출범 후 전문가·내부 5명 배출
'공사 내부 전문성 향상' 목소리
▲ 인천항만공사 로고./사진제공=인천일보DB
▲ 인천항만공사.

윤석열 정부가 정부권한 지방이양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가운데 인천항만공사가 인천시 추천 몫으로 꼽히는 경영부사장 공모에서 내부승진자로 모두 채운 데 이어 운영부사장 공모에는 해수부 인사를 사실상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인천항만공사가 '시장형공기업'에서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기타 공공기관'으로 전환됨에 따라 관리·감독을 맡은 해양수산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8일 인천지역 항만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항만공사 운영부사장 임용을 위한 최종 단계에서는 비인천권 지방해양수산청장을 포함한 3명의 인사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부사장은 물류전략처와 항만운영실, 물류사업실, 여객사업실, 마케팅실, 스마트항만실 등을 관할하며 항만과 배후단지 운영, 항만물동량 창출, 크루즈선 및 여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담당한다. 사실상 항만공사의 본질적 업무를 대부분 수행하는 전문성이 높게 요구되는 자리다.

항만공사 출범 목적인 항만을 경쟁력 있는 해운물류의 중심기지로 육성하고 항만시설의 개발 및 관리, 운영 등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해운 출신 전문가들과 공사 내부 승진 몫으로 분류됐다.

이에 2005년 인천항만공사 출범 이후 그동안 6명의 인천항만공사 운영부사장 중 해운 전문가 2명, 공사 내부 승진자 3명이 배출됐다.

한진 임원 출신으로 로테르담 항만한국대표 부대표를 지냈던 전문 해양인 1대 박형순 부사장을 비롯해 현대상선 출신의 5대 이정행 부사장이 해운 전문가로 꼽힌다. 공사 내부 승진자는 모두 3명으로, 인천시, 해수부, 금융권 등 인천항만공사 출범 멤버다. 하지만 이중 임기를 제대로 채우고 퇴임식까지 가진 인사는 1명에 불과하다.

해수부 출신은 내부 승진자 1명 포함 모두 2명이다. 최고위직이 지방해수청장이다.

이에 지역항만업계에서는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항을 물류와 해양관광의 중심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공사 미션을 수행하고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운영부사장에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내부 인사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쌓아 운영부사장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 선정, 답보상태에 빠진 스마트오토밸리 해결 등이 과제다.

지역 항만업계 관계자는 “정부권한 지방이양 추세에서 해수부와 인천항만공사가 시대정신과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면서 “해수부가 자리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 왜 인천항만공사가 시장형공기업에서 기타 공공기관으로 위상이 하락했는지를 곱씹어봐야 한다. 공사 내부에서도 능력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칭우·김원진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