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진 '자연율 017'

노 작가에게 예술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캔버스 위 형상은 '무'로 수렴된 자연이다.

선광문화재단 선광미술관은 2023 제1회 기획전 '강하진 개인전'을 오는 9월1일부터 10월13일까지 중구 선광미술관에서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개인전은 '자연율의 세계(The World of Natural Order)'이란 주제로 펼쳐진다.

강하진은 “인천에서 개인전은 11년만”이라며 “캔버스에 점을 찍고(dotting) 지우는(erasing) 작업을 2000년 이후 쭉 탐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작 위주로 보여주되, 이전의 쇠똥구리 설치작품과 어망을 활용한 천 작품을 하나씩 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제 작업의 지향은 자연성을 추구하는 세계”라고 덧붙이며 여전히 평면의 캔버스 위에 유를 통한 무의 세계를 좇고 있다.

심우현 관장은 “강하진은 평생 예술(oeuvre)을 관통하는 주제인 '자연의 영원성'과 '물성에 대한 탐구'에 관해 고민했다“며 “관념적 '무(nothingness)'로의 도달까지 반복적으로 지우는 그만의 회화적 행위는 동양철학의 바탕인 '음'과 '양'의 영역과 '무심(無心)'과 '유심(有心)'의 간극을 끊임없이 오가는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은 '자연율 연작'의 의미를 “반복되는 점찍기와 지우기는 문명의 진수성찬에 대한 반성, 물질적인 단출함, 색의 원초성으로 회귀를 환기한다”라고 분석했다.

1943년 대구에서 태어난 강하진은 이강소, 하동철 등과 함께 1970년대 태동한 그룹 '신체제'의 일원으로 한국의 실험미술계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인천여자고등학교와 인천대학교 등에서 교육자로 활동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