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800여명이 거주하는 미국 하와이주(州) 마우이 섬 일부가 심각한 산불 재난에 휩싸였다. 지난 8일 새벽에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급속도로 번지면서 다운타운 관광 상업지역을 덮쳤다. 하와이 왕국의 최초 수도이고 대부분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라하이나 프런트 스트리트의 상점 등이 화마로 대부분 소실됐다.

이 지역 한인 상점도 피해를 보았으나 다행히 주호놀룰루 총영사관에 접수된 한인과 한국인 관광객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4일(현지시각) 현재 사망자가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도 1000여명에 이른다는 비극적인 소식이다. 산불 열흘이 됐지만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피해 수습이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CNN에 따르면 마우이 섬의 경제적 피해 규모가 약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마우이 섬의 연간 생산규모와 맞먹는 천문학적 피해 규모로 분석된다. 마우이는 연간 300만명이 찾는 세계적 휴양 관광지이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하와이 관광에서 선호하는 이웃섬 지역이다.

하와이는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으나 이번 재해로 마우이 거주 한인뿐만 아니라 한국 교포사회의 생업에도 다시 한 번 위기가 닥칠까 걱정이 앞선다. 세계적 관광 명소인 하와이 전체의 경제에도 경기 침체를 예상하게 된다. 마우이 섬 재건을 위해 세계의 여러 단체가 모금에 나서고 있고, 여러 단체가 현지 구호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와이 한인사회는 지난해 12월 인천시가 호놀룰루시에서 개최한 이민 120년 행사를 통해 재외동포청 인천유치를 적극 지지했다. 하와이 동포들은 대한민국 첫 공식 이민을 떠난 이민 선조들의 후예들이라는 자부심도 크다. 그래서 하와이와 인천의 관계는 혈연과 같은 처지다. 30여년 마우이에 살고 있는 최영순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피해지역은 마우이 전 지역이 아닌 관광 상업지역에 집중됐으나 처참한 현실”이라면서 “재외동포청, 인하대, 내리교회 등 하와이 이민의 출발지인 인천이 한인들의 상실감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