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형준, '행복을 켜다', 110×80㎝, 2021 /이미지제공=윤아트갤러리

블록 창작가 진형준(활동작가명 육포공장)의 '은밀한 작업 세계'가 인천시민들을 찾는다.

혈액암과 투병하면서 레고를 벗 삼아 시작한 미술작업을 통해 전문 작가로 변신한 진형준 개인전 'Breath with brick'이 이달 22일부터 9월 10일까지 인천시 중구 개항장 윤아트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작가에게 있어 레고 제품과 그 최소단위인 브릭은 치유와 일상의 기록에 가깝다.

사물(일상)을 조립함으로써 작가가 염원하는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귀를 바라는 간절함이 배인 작품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진 작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상에서 출발한다.

일상생활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브릭에 담아내고 싶어했기에 작가는 작품을 자신의 일기장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그의 작업은 때론 회화로, 때론 조소로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제품을 조립하는 동안만큼은 오롯이 조립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에 무의미하다고 여겼던 투병의 와중에도 그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별히 내일을 기대하지 않았던 삶에서,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으로 바뀌었다.

또 제품 조립의 즐거움뿐 아니라 완성된 제품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작가는 단절됐던 사회와 이어졌고 삶의 보람과 의미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이번 개인전은 회원 수 1만 명에 이르는 한국신장암환우회 이사로 활약 중인 윤인철 윤아트갤러리 대표의 적극적인 권유로 성사됐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데 진 작가의 작품이 큰 도움이 되리란 확신이 있었다.

진 작가는 제 34회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현대공예부문 입선(2019년), 전국팔도브릭아트 공모전 최우수상(2020년), 제 37회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현대공예부문 특선 및 입선(2022년) 등 화려한 수상이력을 갖고 있다.

/채나연 기자 ny123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