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들은 천장에 닿으면서

축하의 말을 늘어뜨린다

축하의 국수를 먹고

국숫발을 건져 올리다가

조금 흘리면 정말 축하하는 것 같다

기분도 이리저리 튀고 물이 든다

그러다가 사라지는 걸까

녹는 걸까

물고기는 축하를 어떻게 하나

물방울처럼 매다나

 

안부 전화를 오전에 하고

오후의 해가 떨어지고

거짓말처럼 안심한다

골목길에서 지하철에서 나의 하루가

갑자기 쏟아질 때가 있다

주워 담기 전에 밟힐 때가 있다

지붕을 악기 삼아 쏟아지는 우박이

어디선가 사람을 뚫을 것 같다

관통당하는 자의 투명한 기분을 알 것도 같다

 

풍선 속에 또 하나의 풍선이 있고

봉투 속의 돈을 꼭 두 번씩 세어본다

나의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는 일이 기쁘다

아직 살아 있으니 더 살고

더 살고 더 살고

물고기는 잠을 어떻게 자나

물고기의 방식으로 어떻게 눈을 감나

▶ “감정을 정확히 전달”한다는 것은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풍선들은 천장에 닿으면서 축하의 말을 늘어뜨리”고 '나'는 그 풍선을 매달며 축하의 메시지를 드러낸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살아간다. 너무나 많은 방식들.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세상에 너무나 많은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나의 방식으로 드러내도 그들에게 전달되느냐는 그들의 방식에 달려 있다. 타인과의 소통이 진정 가능하기는 한 것인가. “물고기는 잠을 어떻게 자”는가. “물고기의 방식으로 어떻게 눈을 감나” 어려운 문제다. 풍선을 천장에 매달며 축하의 뜻을 전한다. 그러나 아이가 축하의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는 의문이다. 알록달록 풍선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은 풍선을 매달고 있는 어른. 물고기는 어떻게 눈물을 흘릴까?

/권경아 문학평론가



관련기사
[시, 아침을 읽다] 어느 날의 귀가-이수명 집에 도착했습니다.계단을 오르지 못했습니다.계단 위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밀어보았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무엇인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무엇인가 얼음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얼음이 녹기를 기다렸습니다.톱질했습니다.부서진 얼음을 밟고 올라갔습니다.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갇혔습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왜 갑자기 이상의 '화로' “房거죽에極寒이와닿았다. 極寒이房속을넘본다. 房안은견딘다”는 구절이 떠오르는지. 아마 '방'과 '집'의 유사성 때문일 것이다. 방안이 극한을 [시, 아침을 읽다] '중앙'과 나-장정일 그는 <중앙>과 가까운 사람항상 그는그것을 <중앙>에 보고하겠소그것을 <중앙>이 주시하고 있소그것은 <중앙>이 금지했소그것은 <중앙>이 좋아하지 않소그것은 <중앙>과 노선이 다르오라고 말한다 <중앙>이 어딘가?<중앙>은 무엇이고 누구인가?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중앙>으로부터임명을 받았다는 이자의 정체는 또 무언가?<중앙>을 들먹이는 그 때문에자꾸 <중앙>이 두려워진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아주 먼 곳에<중앙>은 있다고명령은 우리가 근접할 수 없는 아주높은 곳에서부터 온다고그는 말한다그리고 이번 근무가 잘 끝나면나도 <중앙>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