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진 탐사보도부 기자.
▲ 이아진 이슈팀 기자.

“어렵겠지만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중독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꿈을 물었을 때 약속이라도 한 듯 이렇게 말했다.

중독에는 흔히 완치가 없다고 한다. 그만큼 한번 중독되면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나 중독을 촉발하는 요인들이 만연해진 요즘에는 더욱이나 힘든 상황이다.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중학교 2학년 학생은 치료모임에서 “학교에 다닌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그때는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엔 모든 게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으니,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던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지금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다”고 씁쓸해했다.

이처럼 중독은 되돌이킬 수 없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회복을 찾아 나서는 중독자들이 있다. 끊임없이 중독과 싸워가며, 내일을 향하는 이들 덕분에 희망을 느낀다. 인천 지역 회복자들은 선한 영향력을 떨치며 과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중독자들을 보살피고 있다. 회복이 또 다른 회복으로 전염되고 있는 것이다.

취재를 하면서 3명의 회복자를 만났다. 회복상담사부터 사회적기업 운영자까지. 다양한 직업을 갖고, 지역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저 내가 받았던 걸 돌려주고 있고 나도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 또한 회복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치료와 재활을 돕는 회복자들의 수는 많지 않다. 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구조적인 부분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 이전까지 한국 사회가 중독을 단속의 초점에서 바라봤다면 이제는 치료의 문제로 봐야 할 때다. 이는 곧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과 직결된다.

/이아진 이슈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