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에 연루된 윤관석 국회의원이 지난 4일 구속되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사실상 돈봉투 사건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정치 공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폭우와 폭염, 묻지마 흉기 난동 등 국민은 지칠 대로 지쳤고 불안에 떨고 있는데도 여야는 총선을 겨냥한 정쟁에 몰두하는 모양새이다. 돈봉투 사건을 꽃놀이 패로 활용하려는 국민의힘도 문제지만, 당사자인데도 의혹 해소에 나서지 않는 민주당에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의혹이 터져 나왔을 때 국민은 분노했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었다. 특히 의혹 사건 당사자인 민주당에 사건 진상 규명과 당 쇄신 등을 요구했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진상 규명은커녕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며 비난을 자초했다.

윤 의원 구속 이후에도 민주당의 태도는 바뀐 게 없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증거로 말하는 게 좋다. 엄정하게 신속하게 조사해서 진실을 규명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검찰에서 언론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고 객관적인 진술 증거를 갖고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황만 갖고 국회의원의 정치생명을 끊는 그런 행위”라며 “(검찰이) 매우 위험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교흥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7일 인천시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돈 봉투가 오갔다는 사실이 있다면 조사해서 문제에 대해 사법처리하면 되는데 시간 끌기만 하고 흠집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돈봉투 사건의 진원지인 민주당 인천시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하나같이 검찰이 시간을 끌며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주장에 공감할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민주당 주장대로 검찰만이 시간 끌기를 한 것이 아니다. 여태껏 당에서 자체 진상조사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끌어온 것은 바로 민주당이다. 민주당이 제1당으로서 국민과 유권자에게 최소한의 예의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진상조사를 하고 그 내용을 국민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