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형 일자리 브릿지 플러스 사업]

인천 GRDP 제조업 비중 24% 차지
산업도시 견인 불구 구인난 점차 심각

시·경영자총협·TP·인적자원개발위
직업능력개발 훈련·현장 목소리 청취
고용창출 260명·고용유지 70명 목표

초급기술자 안착·근로환경 개선 총력
▲ 지난 6월 인천시와 '지역형 플러스 일자리 사업' 세부 사업 수행기관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지난 3월 인천시는 고용노동부의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 사업인 '지역형 플러스 일자리 사업' 공모에서 국비 19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5월에 진행된 같은 사업 추가 공모에서도 국비 12억원을 더 따내는 데 성공한다. 이렇게 정부에서 내려오는 지원금 31억원에 인천시 시비 8억여원을 추가해 뿌리산업의 구인난 해소와 근로환경 개선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가 뿌리산업 일자리 개선을 놓고 정부 지원금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관련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뿌리산업 인공호흡, 더는 미룰 수 없다

인천 지역내총생산(GRDP) 약 97조원 가운데 제조업 비중만 23조원, 24.0%에 이를 정도로 인천은 국내 대표 산업도시로 자리해 왔다. 그중에서도 제조업의 근간으로 여겨져 '뿌리산업'이라 이름 붙은 금형, 주조, 표면처리 등 공정기술을 이용하는 업종들은 인천이 산업도시로 불릴 수 있게 한 1등 공신들이다.#

문제는 이 뿌리산업들이 수십년 넘게 자리하다 보니, 국내외 산업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산인력 고령화', '열악한 근무 환경', '뿌리산업 인식 부족', '근로자 숙련 부족' 등 일자리 부문에서 각종 취약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 내 뿌리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4722곳으로 전국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로 비중을 따지면 표면처리, 정밀가공, 금형 순이다.

인천 뿌리산업 종사자 수는 6만여명으로 전국에서 8.4% 비중이며 특히 중장년 근로자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인천 연령별 인구에서 가장 높은 몸집을 자랑하는 50~59세가 뿌리산업에서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뿌리산업 부진은 곧 중년 인구 일자리 저하로 연결되는 실정이다.

인천지역 산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 뿌리산업에선 기업 규모가 열악한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놓이는 사례가 많다”며 “요즘 구직자들은 급여뿐만 아니라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뿌리산업 기업들은 만성적으로 사람 찾는 일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2022년 인천광역시 뿌리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지역 뿌리산업 인력 부족률은 2.7% 정도로 집계된다. 여기서 노무직 부족률은 5.1%로 전국 평균(3.0%)을 상회한다.

 

고질적인 뿌리산업 구인난, 급여·복지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지난 3월 사업에 선정되며 확보한 사업비로는 지역 뿌리·반도체 기업 근로자 자산 형성 지원을 위한 내일채움공제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5월 추가 선정에선 지원 접근 방법에 대한 디테일을 높이는 모습이다.

인천시는 세부 계획에 맞춰 인천경영자총협회와 인천테크노파크,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을 운영기관으로 선정했다.

인천시와 운영기관인 인천경영자총협회,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은 기업과 근로자에 직접적인 자금 지원과 동시에 직업능력개발 훈련, 기숙사 지원 등 산업 전반에 통 큰 지원을 벌이고 있다. 수행기관들이 각자 벌일 사업들은 우선 올해 말까지 이어지며 고용창출 260명, 고용유지 7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총 5억5000만원 지원금이 책정된 '근로시간 유연화 지원'은 뿌리기업이 단시간근로제 또는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근로자를 신규 채용한 경우 기업에 간접노무비로 1인당 월 60만원씩 최대 6개월 지원하는 내용이다. 또한 해당 근로자에게는 교통비로 1인당 월 1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하고 있다.

인천경영자총협회가 수행하는 것으로 구인난 해결의 일환이다. 유휴인력 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날로 증가하는 만큼 고용센터 등과 연계 협력을 통한 제도 정착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인천테크노파크가 진행하는 고령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장년 인력 지원'에선 55세 근로자를 신규로 1년 이상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거나 60세 이상 근로자를 1년 이상 연장 고용, 또는 재고용하는 뿌리기업에 1인당 월 8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해당 근로자는 최대 1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 고용노동부의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지원' 사업에선 승인된 직무만을 허용, 뿌리산업에서는 기능직 수요가 높아 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는 게 현장 얘기다. 인천시는 이러한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사업을 설계하였다.

뿌리산업 훈련을 받은 구직자가 뿌리기업으로 취직할 수 있도록 돕는 '초급기술자 산업안착 지원'에도 3억1000만원이 편성됐다. 이 사업은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수행하는 것으로 뿌리기업에 기술인력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직업능력개발 훈련 과정 수료생 중 인천 뿌리기업 입사자에게 산업안착금 월 33만원을 최대 1년 동안 주는 내용이다. 직업훈련 과정에서 뿌리 관련 훈련 수료생이 뿌리 기업에 입사할 때 주는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뿌리산업 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뿌리기업에 기숙사나 작업복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환경 개선 지원'엔 2억4000만원이 투입된다.

기숙사 지원사업은 기업 영세성으로 근로자 복지 등 기초 환경 조성이 어려운 곳들을 위한 이번 사업은 안정적 주거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사업 수행기간인 인천테크노파크는 기업 운영 임차 기숙사, 전세대출 이자, 월세 지원 등 3가지 유형으로 월 20만원을 최대 12개월까지 지원한다. 이를 통해 고용창출 60명, 고용유지 50명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작업복 세탁소가 없어 현장근로자들이 유해물질이 묻은 작업복을 세탁하기 어렵다는 산업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에서 작업복을 수거해 세탁 배달하는 작업복 세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뿌리산업 구인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자위, 경총 및 지역 내 주요 기관이 협업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기업들과 현장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대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만성적인 뿌리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