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급 최대실적 기록
외국 업체 시장 잠식 우려도
▲ 인천 내항 부두 일부가 개항 후 140년 만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다.18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시는 오는 10월 내항 8부두 부지 12만㎡ 가운데 2만3천㎡를 개방하기 위해 인천항만공사(IPA)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마쳤다. 시는 개방된 부지에 30억원을 들여 그늘막·벤치·광장 등 시민 휴식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은 18일 인천 내행 8부두 전경.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 사진은 인천 내행 8부두 전경. /인천일보DB

올 들어 인천항을 통한 중고차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소식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작 현장에서는 호황일수록 국내 시장 잠식 적극성을 높여가는 외국 자본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인천에서 중고차를 많이 사 가던 중동에 더해 최근 러시아, 키르기스스탄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사업자를 내고 인천에서 직접 차를 구매한 뒤 수출까지 도맡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상반기 인천항에서 수출한 자동차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 급증한 36만7192대라고 밝혔다.

여기서 수출 중고차는 23만4614대로 작년 상반기보다 무려 56.9% 늘어났다. 기존 기록이었던 2019년 상반기 19만5656대와 비교하면 19.9% 높은 성적이다. 항만 업계에선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견인은 중고차 수출과 그와 관련된 물동량에 달려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 연간 중고차 수출은 1993년 1만대로 시작해 2001년 10만대, 2004년 30만대, 2019년 4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 중고차 수출량 중 인천항에서 처리하는 비율은 2019년에 89.5%까지 다다랐으며, 올해 상반기는 76.3% 수준이다.

이번 연도 인천항에서 수출한 중고차의 국가별 비중을 보면 리비아 26.4%, 튀르키예 11.1%, 이집트 10.9%, 요르단 7.1%, 키르기스스탄 5.9%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시절 자동차운반선 부족에 시달릴 때 컨테이너선에 선적하는 방식을 적극 적용하면서 수출 활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인천 중고차 업계에서는 관련 수출이 확대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일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항과 주변 인프라가 역대급 중고차 수출 호황기를 이끌고 있지만 이면에는 막대한 자본력과 자국 영업력을 토대로 성장 중인 외국 자본들이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외국인 사업자의 판매 대행을 일컫는 일명 '나까마' 시장이 돼 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역 중고차 수출업에 십수년 종사한 A씨는 “과거 리비아나 이집트 등 중동을 관문으로 아프리카까지 인천항에서 싣고 갔다면 최근에는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등까지 직접 한국에 들어와 기존 수출업체 매입 루트인 내수매매단지 경매장, 경매플랫폼에서 직접 구매해 자국으로 차량을 보내고 있다”며 “거대 자본을 지닌 자국 바이어에 판매하면서 인천 중고차 수출업체는 오히려 큰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거 일본처럼 중고차 수출시장이 외국 업체에 먹힐까 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5년 전쯤만 하더라도 외국인이 관여한 지역 내 업체는 약 400개 정도로 파악됐다. 현재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추측들이 나온다. 외국인이 내국인 명의로 등록하는 등 이유로 정확한 외국 업체 파악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