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 서거 64주년 추모식

진보당 형사사건기록 출판기념회
정치인·유가족 등 150여명 참석
김교흥 국회 행안위원장 '추도사'
▲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문화역사공원 죽산 조봉암 선생 묘역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이모세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인권·평등·평화통일에 대한 '조봉암 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조명하겠다.”

김교흥(민주당, 인천 서구갑)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문화역사공원 조봉암 선생 묘역에서 진행된 죽산 서거 64주년 추모식 및 진보당 형사사건기록 출판기념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추모제는 죽산이 1959년 7월 31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오전 11시에 시작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박남춘 전 인천시장, 박찬대 국회위원, 차준택 부평구청장,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관계자, 유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교흥 국회 행안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죽산이 대법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사법적 명예회복은 됐으나 아직 남아있는 한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여전히 국가유공자 서훈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평화·인권 등 '조봉암 정신'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대상황에서 죽산이 걸어온 길을 다시금 되새기겠다”고 밝혔다.

이모세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은 “죽산 서거 64년이 지난 오늘 선생의 명예회복과 한을 풀기 위해 긴 시간 헌신한 당대 동지들이 대부분 떠났다”라며 “진보당 형사사건기록 출간을 계기로 모든 세대와 모든 지역을 아울루는 '조봉암 정신'을 알리는 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추모식 이후 경북대 아시아연구소가 발굴한 진보당 형사사건기록 출판기념회가 진행됐다.

전현수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약 1만5000장에 달하는 진보당 형사사건기록은 진보당 사건에 관한 최대·최고의 정보자료를 제공해 주는 사료의 보고”라며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 정치적 사건인 소위 진보당사건의 기록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조봉암 정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죽산의 서훈은 정부가 해주면 고맙겠지만 구걸해서는 안된다”라며 “이미 죽산은 대법원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미 조봉암 정신은 학자들로부터,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죽산의 이상이 구현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죽산은 1952년 8월 2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1956년 무소속으로 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시 불온시됐던 '평화통일' 기치를 내걸고 30%가 넘는 지지율를 얻었다. 이같은 지지를 토대로 죽산은 1956년 11월 진보당을 창당했다.

위기감을 느낀 이승만 정권은 1958년 죽산에 간첩혐의를 씌워 체포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죽산은 2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고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결을 받았다. 재심 요청에도 죽산은 서대문형무소에서 교수형으로 서거했다.

/글·사진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