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트대서 보다 많은 학생들, 미래 주인공 됐으면”

졸업 요건 240학점·모든 수업 영어
연구 중심 실무 교육…취업률 91.4%
바이오·병원 등 국내외 굴지 기업行

교육부서 대학 집중 개조해야
대입, 수능 아닌 자격시험도 한 방법

세계적 수준 생명공학·농업 기술
내년 해양연구소 '마린유겐트' 들어서
▲ 신용석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

신용석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와 함께하는 인천에 소재하는 국제기구, 외국대학, 다국적기업 대표와의 대담 두 번째는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한태준 총장이다.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유일한 유럽계 대학이기도 하다. 신 특보와 한 총장은 대학교육의 경쟁력과 한국 교육제도의 개선 방향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한태준 총장. /사진제공=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 입학하려면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까.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입학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일반전형으로 겐트대 자체 입학시험 성적과 공인영어성적(수능영어 2등급 이내, TOEFL IBT 72, IELTS 6.0, IB 5, SAT 500, ACT 21중 택 1)이 필요합니다.

겐트대 자체 입학시험은 화학과 수학 두 가지 과목을 출제합니다.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지지 않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계속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예상문제도 있기에 준비에 있어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고교장 추천제도입니다. 고교장 추천전형은 공인영어성적 없이도 지원이 가능하며, 고교별 추천 제한인원과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학생부 100%로만 선발합니다.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들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들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그러면 겐트대도 일단 입학만 하면 무난하게 졸업을 할 수 있나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 졸업 요건이 240학점입니다. 한국의 일반 대학교가 대부분 졸업학점으로 140학점 이상을 요구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기준입니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 연구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노력해야 졸업하는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들.
▲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들.

▲수능시험을 보고 등급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는 기존의 방법과 차별성을 둔 것 같습니다. 한국 대학들도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획기적인 전략입니다. 대학입학시험은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개선의 필요성이 항상 대두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의 대학에 있을 때는 문제를 개선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에서 보니 우리가 안 하고 있구나 싶어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교육제도 혁신은 수능시험을 바꾸고 시험제도를 바꾸고 킬러 문항을 제외하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물론 이 또한 중요한 일이긴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 안에서 대학이 제일 위에 있습니다. 즉 대학을 혁신하면 초·중·고교 등 하부구조가 바뀔 수 있습니다. 대학을 집중적으로 개조할 생각을 교육부에서 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반드시 바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입제도처럼 수능을 잘 봐서 선택하는 것 말고, 유럽처럼 자격시험을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수험생이 그동안 살아온 경험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시험을 마련하고, 그러한 잠재력 있는 지원자들을 뽑아 훈련시켜 멋지게 인재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유치원부터 상급 학교 진학을 전제로 다그치지 않고 중학교까지 재미있게 지내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면 좋겠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2과목만 공부해서 우리 학교 보내시면 무서운 인재로 만들어서 사회로 보내겠습니다. (웃음)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들.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들.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취업률이 92%에 육박합니다. 많은 학생이 취업 결과에 만족해합니다.

우리 학교 졸업학점이 240학점입니다. 학생들에게는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론만 강조하지 않습니다. 본교가 연구중심의 대학이기에 저희도 연구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취업해서 바로 실무에 뛰어들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실무능력을 갖춥니다. 아울러 4학년까지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니까 영어 능력도 뛰어납니다. 4학년 1학기에는 의무적으로 벨기에 본교에서 생활하며 유럽의 문화와 교육을 체험합니다. 기업들에서는 저희 학생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벨기에에 있는 겐트대학교가 인천에 최초로 외국에 캠퍼스를 만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습니까.

제가 인천대학교 교수로 있었을 때 대학에서 외국대학과의 조인트 캠퍼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유럽 대학에 제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겐트대학교와 접촉했습니다. 사실 겐트대에서는 인천은 물론 한국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과 경제자유구역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국이 경제 강국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전통적인 시스템과 이들(한국)이 가진 진보하는 힘이 결합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사업이 비교적 원활히 이뤄졌습니다. 인천대의 사업이 인천시로 이전되어 확대되면서 지금의 글로벌캠퍼스의 형태를 갖추게 됐습니다.

▲ 지난 6월14일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왼쪽)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벨기에 겐트대학교 부설 '마린유겐트 해양연구소'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 지난 6월14일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왼쪽)과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벨기에 겐트대학교 부설 '마린유겐트 해양연구소'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최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연구소 마린유겐트(Marine Ugent)가 인천글로벌캠퍼스에 들어온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우리 인천이 해양도시인데 해양도시로서 내놓을만한 게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지난해부터 겐트대 부설연구소이자 국제적으로도 손꼽히는 해양연구소인 마린유겐트와 긴밀히 논의했습니다. 마린유겐트는 2012년 설립돼 현재 연구진 500여명으로 해양·환경·바이오 연구와 기술사업화를 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연구소입니다.

마린유겐트가 인천에 오면 더 큰 해양도시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동안 협의가 잘 진행돼 내년에 인천에 마린유겐트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해양 생물이 다양한 인천의 특성에 따라 마린유겐트 코리아가 들어서면 학술적 성과는 물론 연구역량을 활용한 국내 해양산업 발전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끝으로 독자들과 인천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의 평균누적 취업률이 91.4%에 달하고 있습니다. 졸업생들은 세계 명문대학 대학원(겐트대 본교, 취리히공과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서울대 등)에 진학함과 동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 SK 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등 굴지의 바이오분야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서울 아산병원, LA 시다스 시나이 병원(Cedars-Sinai Medical Center), 시애틀 어린이 병원(Seattle children's hospital), 얀센백신, 아이큐비아 등 외국계 병원과 기업에도 취업하고 있습니다.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보다 많은 학생들이 꿈을 꾸고 그 미래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전경 /사진제공=겐트대 글로벌캠퍼스

겐트대학교 인천글로벌캠퍼스

겐트대는 1871년 벨기에 겐트시에 설립된 유럽 명문 종합대학 연구기관으로 세계적 수준의 생명공학과 농업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2014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인천시 공동프로젝트를 통해 개교했으며 특히 송도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입주한 최초의 유럽 대학으로 이름을 알렸다. 분자생명공학과, 식품공학과, 환경공학과 등 3가지 전공 학과에 100여명의 국내외 교수 등이 출강하고 있다. 2022년 세계대학 학술랭킹(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 ARWU)에서 전 세계 2500개 대학 중 74위에 랭크됐다.

/정리=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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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석의 지구촌 in 인천① ] EAAFP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신용석의 지구촌> 칼럼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다양한 지식과 격조 높은 안목으로 지역사회의 국제적, 역사적, 문화적 지평을 한층 넓혀주고 있다. 2008년 7월 '오하라(大原) 미술관'을 시작으로 2021년 8월 1000회를 돌파했고 올해 7월14일자 1099회에 이르기까지 15년에 걸쳐 인천일보 독자와 함께했다. 신용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는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편집장부터 조선일보 파리 특파원, 국제부장, 사회부장, 논설위원 등을 거친 언론계 원로다.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를 맡 [신용석의 지구촌 in 인천③]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신용석 인천경제청 국제협력특보와 함께하는 인천에 소재하는 국제기구, 외국대학, 다국적기업 대표와의 대담 세 번째는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로버트 매츠(Robert Matz) 대표다. 그는 1927년 미국 버지니아주에 설립된 조지메이슨대학교의 한국 캠퍼스를 이끌며 혁신적인 교육 과정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신 특보와 로버트 매츠 대표는 조지메이슨대학교만의 강점과 높은 경쟁력에 공감하며 인천글로벌캠퍼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인천글로벌캠퍼스 대표로 부임하신 지 4년이 지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의 전 [신용석의 지구촌 in 인천⑥] 청라달튼외국인학교 국내 법인이 세운 최초 외국인학교로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선 청라달튼외국인학교는 '학생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든다는 일념에서 출발했다. 학교를 설립한 이옥식(65) 봉덕학원 이사장은 신용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협력특보와의 대담에서 “좋은 학교의 정의를 다시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신용석의 지구촌 in 인천'이 찾아간 청라달튼외국인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통합 운영하는 과정으로 2011년 문을 열었다. 한가람고등학교로 시작된 이 이사장의 교육 혁신은 기존 학교의 틀을 벗어던지는 도전을 [신용석의 지구촌 in 인천⑦] 세계선거기관협의회 민주화 이후에도 민주주의는 선거로 지탱됐다. 기나긴 독재를 끝낸 민주주의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 정책) 종식도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자리잡을 수 있었다. 남아공선거위원장을 맡고 있는 모소토 모에피야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의장은 “선거를 잘 치러왔던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며 “지난 10년간 협의회도 역동적으로 성장하며 전 세계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지난 12일 컨퍼런스를 개최한 세계선거기관협의회와 신용석 인천 [신용석의 지구촌 in 인천⑧] 와이지원(YG-1) '양지원공구'라는 간판을 내건 작은 공장이 1982년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직원 12명이 생산한 제품은 절삭 공구인 '엔드밀'이었다. 40여년간 절삭 공구로만 한 우물을 판 회사는 26개국에서 33개 사업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엔드밀 세계 시장을 석권한 자부심은 '양지원공구'를 '와이지원(YG-1)'으로 거듭나게 했다. 송호근(71) 와이지원 회장은 전체 절삭 공구에서 세계 1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여전히 지구촌을 누빈다. 신용석 인천경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