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12일 버스 요금과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8월부터 서울 버스 요금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300원, 지하철 기본요금은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오른다. 적자가 누적되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런데, 서울 대중교통 요금은 경기도와 인천시 요금과 수도권 통합환승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서울시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려버리면 김포 골드라인, 용인 경전철, 7호선 부천구간과의 환승 연계 요금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당장 문제가 된다.

이를 사전에 조율하기 위한 기구가 수도권통합환승할인협의체다.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코레일이 참여한다. 이번 서울시의 발표는 정식으로 협의체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통합환승 할인에 따른 부담률을 놓고 협의체 구성원 사이에 이견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해도 협의체가 존재하는 이상 서울시는 요금 인상안을 정식 안건으로 올려 조정을 마친 다음에 발표했어야 옳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협의하긴 할 텐데 당시 경기도도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가급적 발표한대로 시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부터 인상을 준비해왔고, 관련 절차가 보도되었으니 경기도가 이미 알고 있지 않았냐는 얘기인데, 어이가 없다. 특별시가 일방적 행보를 하더라도 알아서 보조를 맞추라는 케케묵은 발상이다. 앞으로 협의하겠으나 이미 발표된 내용은 바꿀 수 없다는 태도도 오만하다.

서울시가 지난 2월부터 인상 준비를 해왔고, 그 무렵 인상 발표를 하려다가 정부의 물가인상 우려에 따른 자제 요청으로 일단 보류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그 후에라도 협의체를 열고 안건을 상정했더라면, 경기도가 행정절차를 밟을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 아닌가. 통합환승 재정분담 문제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상존한다 해도, 수도권 요금체계가 하나로 묶인 지 10여 년이 흘렀다. 순리대로 일을 처리할 때도 됐다. 지난주에도 수도권 세 단체장이 현안에 공동보조를 맞춰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자고 손을 맞잡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