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활동 스타 음악가들
모차르트·피아졸라 곡 등 선봬
첫 공연, 진정한 앙상블 보여줘

'처음'은 용감하다. 그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더구나 그 처음이란 도전이 '인천'이란 공통분모로 이뤄진 것이라면 인천 모두의 기대와 응원을 받아 마땅하다.

인천 체임버 앙상블이 그렇다. 그들의 첫걸음은 겉에서만 조심스러워 보일 뿐 내실은 웅장했고 엄청나다.

인천 체임버 앙상블의 창단연주회가 지난 15일 오후 7시30분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인천 체임버 앙상블을 이끄는 정재원 피아니스트는 “우리는 인천 출신 음악가와 인천을 본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실력 있는 음악가들이 함께 인천에서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모였다”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인천의 청중들이 가까운 곳에서 좋은 음악을 접하고 어린 꿈나무들이 미래에 더 좋은 음악가로 정장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자 올해 창단했다”고 말했다.

인천 체임버 앙상블은 정재원을 중심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나은아·태선이, 비올리스트 변정인, 첼리스트 채훈선으로 이뤄졌다.

인천 체임버 앙상블의 첫 공연, 첫 곡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6번 내림 나장조 쾨헬번호 378'로 나은아의 섬세한 바이올린 연주와 정재원의 피아노가 진정한 '앙상블'을 이뤘다. 모차르트 음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천연덕스럽게 밝고, 톡톡 튀며 한없이 쉽지만 진정한 실력자만이 소화해낼 수 있는 음악의 세계를 '인천 체임버 앙상블'이 걷고 있는 듯했다.

이어진 포레의 '꿈을 꾼 후에'와 브람스의 'F-A-E 소나타 중 '스케르초' 다단조'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중심축인 변정인의 비올라 연주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였다. 여유로우면서 풍성한 비올라 소리는 한 여름밤 연인을 떠올리게 했고, 꽉 찬 객석에서 자유롭지만 고독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후반부는 '인천'을 위한 인천 체임버 앙상블의 연주였다.

'따로 또 같이(Alone Together)라는 창단 음악회 정신같이 5인의 클래식 스타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끌렸다. 그 '인천' 배경 뒤에는 늘 함께하고픈 마음이 컸다.

이에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3중주 제4번 둠키'를 바이올린 태선이, 첼로 채훈선, 피아노 정재원이 약 30분 가량을 쉼 없이 몰아붙였다. 인천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지만 독특한 도시색을 갖춘 것처럼 3인은 변화무쌍하지만, 서정적이고 서사적인 선율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마지막 곡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겨울'이다.

인천과는 지구의 정반대에 있는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금 겨울이다. 인천이 한여름을 견뎌내는 것처럼 남미의 부에로스 아이레스는 그들만의 겨울을 버텨내고 있다. 어쩌면 가장 피에졸라다운 이 곡처럼, 인천 체임버 앙상블은 각자가 정점에 오른 대가지만 함께할 때 진정한 음악과 에너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처음이란 이날 공연은 더욱 뜻깊고, 그들의 도전이 제2, 제3의 멤버로 이어지는 인천 체임버 앙상블로 계속되길 기대한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