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억 들여 준공…이달 개장
고압선·좁은 코스 조건 열악
이용객 외면…하루 40명 미만
기존 은여울 시설 폐쇄 반대도
시 “새 파크골프장 조성 검토”
▲ 이용시민 반대에도 조성공사를 강행해 졸속추진에 따른 예산낭비 논란이 제기된 도로와 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사이에 있는 양촌파크골프장 전경. /사진제공=김포시

김포시 양촌산업단지에 최근 개장한 파크골프장이 파리만 날리고 있다.

우려대로 접근성과 악취, 소음과 골프장을 지나는 고압선, 여기에다 좁은 코스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이용객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이다.

16일 시에 따르면 양촌읍 학운리 3198번지 일대 44억원을 들여 조성한 양촌파크골프장이 지난 3월 준공 후, 시범운영을 거쳐 이달 개장했다.

2만1890㎡에 9홀을 갖춘 이 파크골프장이 들어선 곳은 애초 양촌산업단지 등 김포골드밸리 입주기업 노동자와 인근 주민을 위한 체육공원 시설로 계획됐던 곳이다.

2018년 김포시중기지방재정계획에 사업을 반영한 시는 2016년 개장한 마산동 은여울공원 내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을 놓고 소음 등으로 인한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2021년 실시설계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이곳에 파크골프장 조성공사를 시작했다.

시는 은여울 파크골프장 이용을 이곳으로 유도하고 기존 파크골프장 부지를 피크닉 존 등 할링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시설이용 주민들은 시위 등을 통해 은여울 파크골프장 폐쇄에 반대했다.

새로 조성되는 양촌파크골프장이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폐수처리시설 부지로 산업소음과 악취에 취약한 데다 왕복 6차선 도로와 접한 차량소음과 부지 위로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고압의 송전선이 지나는 열악한 조건 때문.

기존 시설 폐쇄 대신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달라는 이용주민들의 요구를 뒤로하고 문을 연, 양촌파크골프장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40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졸속추진에 따라 시도비를 포함해 44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영숙 시의원(국민의힘)은 "민선7기 때 수차례 반대 의견을 냈지만, 당시 집행부는 파크골프장 조성을 강행했다"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폐식재와 슬러지 반출일을 파크골프장 휴관일에 하겠다는 폐수처리장 악취 대책에도 코를 찌르는 악취는 여전하고, 기계와 차량 소음은 대화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며 "파크(Park)골프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이곳의 문제 해결은 개선이 아닌 이전에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김병수 시장은 최근 파크골프클럽 회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시 관계자는 "개장 후 현재 하루 평균 36명 정도가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예측과 다른 결과에 따라 새 파크골프장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