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박물관서 프린트화 작품 전시
美 미대 졸업 활동…세계가 주목
건국훈장 독립장 오강표 지사 후손
국가보훈부 초대로 한국땅 밟아
▲ 미국 등에서 활동 중인 선희김 정 화가가 인천 개항박물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초대전을 연다. 사진 오른쪽부터 선희김 정 작가, 고재민 작가, 고서숙 자문관, 유동현 전 인천시립박물관장.
▲ 미국 등에서 활동 중인 선희김 정 화가가 인천 개항박물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초대전을 연다. 사진 오른쪽부터 선희김 정 작가, 고재민 작가, 고서숙 자문관, 유동현 전 인천시립박물관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을 작품에 담고 싶었습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선희김 정(58) 초대전이 인천 중구 개항박물관 기획전시실 이경성홀에서 오는 8월31일까지 진행 중이다.

13일 선희김 정 작가는 이번 초대전의 의미를 '존재와 무존재'라고 언급했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선희김 정이 그동안 창작한 작품이 프린트화 돼 전시됐다. 여기에 원화 4점도 함께 전시돼 초대전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선희김 정은 “이번 초대전에서는 그동안 창작했던 작품 중 영웅 시리즈를 비롯해 존재와 무존재 관련 작품이 선보였다”며 “특히 한국에 한번도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인천 시민과 만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전시회 원화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평소 분홍빛 핑크계통을 좋아한다는 작가.

그는 “핑크는 젊은 시절의 나를 연상시킨다”며 “결혼 전후의 젊은날을 떠올릴 수 있는 핑크로 그림을 그리면 다시금 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 선희김 정 작가 작품.
▲ 선희김 정 작가 작품.

선희김 정은 망국의 한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강표 지사의 자손이다. 오강표 지사는 1910년 경술국치 비보에 '절명사(絶命詞)'를 남겼고, 공주 명륜당 강학루에서 목을 맸다. 대한민국은 1962년 오 지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그는 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부의 기념행사에 초대돼 한국땅을 밟았고, 마침 이번 초대전까지 할 수 있게 돼 '인천'에 대한 애정을 듬뿍 받고 있다. 그는 1988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을 갔고, 그곳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희김 정은 “외고조할아버지께서 순국선열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고향 땅에서 광복절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뜻깊다”고 설명했다.

이번 초대전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됐고, 13일 오후 4시 오프닝 리셉션이 열렸다.

선희김 정 작가는 미국 워싱턴 코코란 미술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아메리칸대에서 회화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미국 메릴랜드에 거주하며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4년동안 앤아룬델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아트 코스를 강의하고 있고 미국과 홍콩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 한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홍콩, 스페인, 중국, 스위스 등에서 개인전 및 그룹전을 가졌다.

고서숙 고송문화재단 이사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가 선희김 정의 초대전을 통해 작가의 작품과 내재한 예술적 성취를 소개하게 됐다”며 “작가의 독특한 예술 세계가 우리 인천의 문화적 환경과 만나 다양한 대화와 이해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선희김 정은 미국 뱅크오브호프 맨하탄 지점에서 '섬'(Island)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가졌다. 이 전시회에서 작가는 명도, 채도 등 한번도 중복되지 않는 독특한 색의 배열을 통해 자신이 상상한 아련한 섬의 풍경을 재창조해 눈길을 끌었다.

/글·사진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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