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닻 미술관 기획전 '무경계'

15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웨인레빈, 육지·바다 경계 존재
브라이언 오스틴, 고래로 표현
▲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닻미술관
▲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닻미술관

광주 닻미술관이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기획전 '무경계(No Boundaries)'을 연다.

기획전 '무경계'는 미술관이 올해 두 번째로 마련한 전시로, 사진가 웨인 레빈과 브라이언 오스틴의 작품을 선보인다.

두 작가의 사진은 바다와 하늘, 물과 공기의 경계를 넘어 자연과 생명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구름에 가려진 높은 산맥과 깊은 바닷속 고래의 유기적인 연결은 우리에게 '무경계'의 자유로움과 존재의 연결, 순환을 보여준다.

전시에서는 오랜 시간 바닷속 풍경을 담아온 두 작가 웨인 레빈과 브라이언 오스틴의 세계가 만난다.

관람객들은 해저로부터 솟아오른 산맥과 이를 감싸는 하늘의 구름, 물속을 유영하는 실물 크기의 고래 사진을 볼 수 있다.

▲ 브라이언 오스틴 'Humpback hale Calf II'
▲ 브라이언 오스틴 'Humpback hale Calf II'

브라이언 오스틴은 고래의 존재를 마주하는 강렬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실제 크기 사진으로 대상을 재현했다. 작가가 마주했던 거대하고 따뜻한 존재의 눈을 바라보며 우리는 또 다른 우주를 상상할 수 있다.

작가는 고요한 바닷속에서 고래를 만나며 외부 세계와 연결된 내면세계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고, 찰나의 시간 넘어 영원의 문을 여는 성찰의 도구가 돼 줬다.

▲ 웨인 레빈 'Ko'olau Series #331'
▲ 웨인 레빈 'Ko'olau Series #331'

웨인 레빈은 지난 50여년간 프리다이빙으로 바닷속 풍경과 생물들을 찍어왔다. 이 전시에서 보여주는 하와이섬의 산맥과 구름을 담은 사진은 대지 위에 물과 공기가 흐르는 또 하나의 수중 풍경이다. 깊은 내공으로 전체를 담아내는 노장의 흑백 사진은 마치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물은 동서양 문화 어디에서나 탄생의 신화를 담고 있다. 그에게 물은 생명과 자연의 신비를 품고 있는 모태다.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유동하고 변화무쌍한 형질로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를 은유한다. 물로 경계 지어지는 모든 대륙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관계성을 가진 하나의 몸이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사진은 물과 공기의 경계, 땅과 하늘의 경계, 동서양 문화의 경계에서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물질, 생명과 자연의 순환에 대해 끝없이 던지는 질문들이다. 자연계에는 육지와 바다를 가르는 수많은 경계선이 존재한다. 그 선들은 단순히 나누고 구분하는 동시에 결합하고 연결한다. 예술은 항상 보이지 않는 모든 경계로부터 자유로움을 꿈꾼다. 경계를 지워내고 순수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현존의 경험이며 시각예술이 가진 힘이다.

작가들은 말한다. 현실을 비우고 머물러 바라보자고. 사진은 우리에게 머물러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 주는 친절한 예술이라고.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