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민 탐사보도부 차장<br>
▲ 이순민 사회부 차장

수소전기버스가 얼마 전 인천 학생안전체험관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옆면에는 '학생성공버스'라는 문구가 적혔다. 교통이 불편하거나, 거리가 먼 학교에 다니는 중고생 등굣길에 인천시교육청이 제공하는 통학버스다. 개통식에서 교육청은 “전국 최초의 학생통학복지 사업”이라고 홍보했다. 환경부도 “최초로 도입한 수소 통학버스”라고 한마디 보탰다. 아직 운행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학생성공버스는 21개 노선으로 운영된다. 남동구 남촌동, 부평구 일신동을 제외하면 운행 권역은 대부분 신도심이다. 대규모 개발로 학령인구는 늘어나는데 학교 신설은 더디고, 대중교통은 불편한 현실을 고려했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시범 사업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운행하는데도, 학생성공버스 이용을 신청한 학생은 1200여명에 이른다.

학생성공버스는 고육지책이나 마찬가지다. 학교 가는 길이 편하면 굳이 교육청까지 나서서 버스를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 '전국 최초'라는 말은 다른 지역에선 시급하지 않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개발에만 급급했던 인천의 단면이다. 학생들은 아직도 고행길과 같은 등굣길 끝에 과밀학급에 들어선다.

도성훈 교육감은 학생성공버스 개통식에서 노선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준비 단계부터 이미 추가 노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통학 문제가 학생성공버스 운행 권역에만 해당하진 않는다.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며칠 후면 학생들을 가득 태운 통학버스가 시내버스와 경쟁하듯 나란히 도심을 누빈다. 전국 최초로 마주하는 풍경이다. 해마다 수십 억원을 들여 전세버스를 대절해야 하는 상황은 개발 사업과 엇박자를 내는 학교 설립 때문일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학교군과 배정 때문일까, 아니면 수요 예측에 실패한 대중교통 정책 때문일까.

/이순민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