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는 일이다. 그러려면 판매 물품을 마트와 차별화하고, 지역마다 시장을 특화해야 한다.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외면하는 근본적인 원인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개선책도 마련 할 수 있다.

상인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경영지원을 비롯해 온라인 진출 지원 등 시장경영혁신지원들을 통해 제질을 바꾸도록 유도해야 한다. 1인 가구가 늘고 소비환경이 바뀐 현실 속에선 더 그렇다. 이런 상황 속에선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해 변화하는 소비 경향에 적응하도록 하는게 우선이다. 때문에 단순한 자금 지원 차원으로는 전통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 특히 불필요한 시설 확충 등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전통시장을 관리하는 지자체들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자생력 강화라는 소프트웨어는 도외시한 채 하드웨어 격인 시설 확충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시설로 치면 제일 시급한 것이 주차장 문제다. 이를 외면한 채 뜬금없이 전통시장 입간판을 세운다든지 아케이드 공사를 벌이는 등 시설 보완에만 신경을 쓴다면 핵심을 벗어난 일이다. 본보가 기획취재 보도한 내용만 보더라도 잘 나타난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내 20개 시군의 전통시장에서 아케이드 사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수원시 180억원을 비롯해 지자체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투입 예산에 비해 효과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혜택도 상인 80%는 부정적이라고 한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아케이드 공사를 왜 하는지 의문을 갖는 상인도 많다.

아케이드 공사로 건물주만 이득을 보고 정작 세입상인들은 임대료만 오른다는 불만도 토로하고 있다. 상인들이 예산을 쓰기 위한 소비성 사업이라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재래시장 현대화라는 명목하에 진행되는 사업으로 공사업자와 건물주만 배를 불리며 상인에게 도움이 안 된다면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공사에 나설 필요가 없다. 이보다는 주차장확보나 주차타워 조성을 사업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