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지난 21일 평택 고덕신도시 알파탄약고 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알파탄약고가 고덕신도시 완공에 결정적 걸림돌이었고, 주민 불편을 가중해왔다는 점에서 합의를 박수를 보낸다. 향후 이전 절차가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원한다.

알파탄약고는 평택시 고덕면 율포리 약 28만㎡에 자리 잡은 주한 미공군 시설이다. 10여개에 이르는 창고형 탄약고와 부속 건물로 이뤄져 있다. 알파탄약고는 원래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수립 당시 2006년 이전 계획이 있었다. 고덕신도시가 2008년 착공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알파탄약고 옮겨갈 것이라는 약속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약고 이전은 10년 후인 2016년으로 미뤄졌다가, 다시 2019년으로 연기되었다. 그러다가 2020년 반환대상 미군기지 목록에서는 알파탄약고가 제외되었다.

알파탄약고로 인해 율포리 인근 137만9000㎡(신도시 면적의 10%)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인 상태다. 2020년에는 고덕신도시 입주가 시작되어 초등학교들이 들어섰으나, 군사시설보호구역 인근 학교는 통학로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아파트 단지 경계와 군사시설보호구역 간 이격거리가 불과 20m인 곳도 있다. 평택시는 미군 측에게 대체시설을 관내에 지어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군은 해명 없이 현상을 유지해왔다.

일각에서는 고덕 주민들이 지역개발을 위해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탄약고 시설을 몰아내려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지만, 앞서 언급한 LPP와 고덕신도시 계획 수립 맥락만 봐도 터무니없는 확대해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번에 한미 SOFA합동위원장이 임시 이전 합의 권고문에 서명한 것은 실행 가능한 대안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고덕 주민들의 줄기찬 약속 이행 요구와 평택시의 노력, 국방부와 주한미군의 양보로 돌파구를 만들어낸 것은 큰 성과다. 그러나 한미 양국이 이전 일정까지 확정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서 집행해야 하는 본격적인 과정이 남아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