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과수농가들이 안팎으로 위기다. 과수화상병이 확산하는가 하면 생산량과 직결되는 날씨마저 변덕이 심해서다. 지난 10일과 11일 도내 일부 지역에서 우박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 이로인해 경기동남부 5개 시군 300여 농가에서 88.8ha의 피해를 봤다. 대부분 성장기에 접어들거나 수확철을 앞둔 과일 재배농가들이다. 도 출하기가 다가온 밭작물과 고추 비닐하우스 등 시설피해도 있었다.

이번 재해로 피해를 본 밭작물은 파종을 끝내고 수확을 앞둔 오이와 호박을 비롯해 채소가 대부분이다. 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은 것은 다시 파종하려 해도 모종을 구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과와 복숭아 등을 키우는 과수 농가는 강풍에 우박 피해까지 입어 회복이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과수농가들은 이미 1년 농사를 짓는 데 절반 이상 비용을 사용한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아울러 대책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 속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과수 화상병까지 번지고 있어 과수농가 시름을 더하게 하고 있다. 도내 과수농가는 꽃필 무렵인 지난 4월 냉해로 한차례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그러다 이번에 과수화상병까지 번져 재해와 함께 삼중고를 겪고 있다.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주로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치료제가 없는 세균성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악의 경우엔 과수원을 폐원하고 과수를 모두 매몰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그런 까닭에 과수 농가에 미치는 피해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지난달 10일 안성시 서운면 한 배 농가에서 첫 발병 이후 최근까지 도내에서는 안성 20농가(10.6㏊), 평택 11농가(2.8㏊)등 7개 시·군 43농가(16.61㏊) 등에서 과수화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확산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경기도가 피해에 대한 국비지원과 약제공급 등 대책을 강화하고 있으나 과수농가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과수 에이즈'라 불리는 화상병이 더 확산한다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서둘러 과수농가 시름도 덜고 확산도 막을 비책을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