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박기주 교수 연구팀이 초음파를 기반으로 한 ‘음향 그물’을 이용해 혈관 속 혈전과 색전을 포획, 제거하는 초음파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경희대에 따르면 박기주 생체의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음향 그물(Acoustic net)’을 혈관 내 원하는 곳에 비침습적으로 생성해 혈관에 존재하는 혈전과 색전을 잡아둔 후, 지속 초음파로 혈관 내벽 손상 없이 정밀 파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음향공학 분야의 JCR 랭킹 1위 저널인 《Ultrasonics Sonochemistry》(IF=9.336) 6월 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서로 직각으로 마주 보는 초음파 트랜스듀서(transducers)에 의해 생성되는 정상파(standing wave)에서 음향 방사력을 활용해 색전을 포획했다. 혈관 속에서 혈류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음향 방사력의 세기가 혈류에 의한 색전의 항력 세기보다 크다는 점을 활용한 발견이었다.

또, 초음파 음향 그물의 압력 세기 및 주파수를 높이면 더 빠른 유속에서 작은 크기의 색전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최대혈류속도 6.2㎝/s에서 1~5㎜ 크기의 색전을 초음파 음향 그물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포획한 후,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포획된 색전을 수초 내에 수~수십 마이크론 크기 이하로 파쇄했다.

집속초음파를 이용한 색전의 분해는 초음파의 초점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공동현상을 활용했다. 초음파 음향 그물에서 발생하는 음향 신호를 분석하면, 색전이 음향 그물에 포획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초음파 기반 음향 그물 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혈전 제거술을 보조하는 의료기기나 색전을 조기에 진단하고 색전증을 예방하는 의료기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관련 핵심 초음파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상용화를 목표로 동물 실험 단계에서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