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1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에서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가 열린다. 132개국 농아인 들이 모여 농인의 현실과 인권 및 권리 신장 방안, 교육과 문화예술 계발 방향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1951년 시작되어 4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대회가 한국 장애인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면 금상첨화일 터이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이 대회에 참가하는 경기도 농아인이 극히 일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도내 시군들이 농아인 참가 지원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그동안 두 차례나 시군에 공문을 보내 참가 지원 협조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이에 응한 도시는 평택 하남 화성 동두천 4곳뿐이다. 나머지 27개 시군은 협조 자체를 외면했다. 결국 경기도가 지원하는 도 농아인협회 31개 지회 임직원과 수어통역사 등 75명과 정도만 세계대회에 참가할 것이라 한다. 전국 45만 농아인의 20%인 9만2000여 명이 경기도에 거주한다는 통계에 비춰볼 때, 도 참가단 규모가 참으로 초라하다.

안성시의 사례는 시군들이 농아인 지원을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농아인협회 안성시지회는 세계대회 지원을 기대하며 올해 경기도 농아인 어울림축제한마당 지원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울림축제는 농아인의 날을 기념하는 화합의 장으로서, 올해는 지난 10일 고양시에서 열렸다. 하지만 안성시는 세계대회 지원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다. 안성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세워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가 지원을 하지 않은 다른 시군도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농아인 지원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최근 인천일보 지면에 경기도 시군들의 미온적인 장애인 정책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아 벌금으로 때우는 지자체가 23곳이나 된다는 기사도 실렸고, 지자체들이 반다비체육센터(장애-비장애 통합 체육시설) 건립에 미온적이라는 뉴스도 나왔다. 모두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경기도 시군들은 장애인 정책 의지를 이번 기회에 재점검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