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개그맨 박영진씨는 KBS 개그콘서트에서 상대 여자 개그맨과 언쟁을 벌이며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소는 누가 키워'와 '증말∼가관이야'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박 씨의 유행어처럼 파주시 홍보담당관실이 지난해 사용한 업무추진비 명세서를 보면 정말 '가관'이다. 업무추진비를 물 쓰듯이 펑펑 썼고 또 쓰고나서 사용 내용을 공개해야 하는 것을 불편해했는지 대부분 허위로 작성해 시민들의 눈을 속인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들은 장어집과 한우집, 횟집, 술집 등을 다양하게 드나들며 수십만원을 흥청망청 써댔다. 과연 본인의 카드였다면 그랬을까.

부서 특성상 언론사와 소통을 위한 지출이라고 대충 적어내면 '시민들은 모른다'는 얄팍한 판단에 혈세를 펑펑 쓰고 다니며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결국 시민단체가 업무추진비 사용 세부 명세서에 대한 정보공개요구에 세부내용이 공개되자 시민들의 눈을 속여 배를 불려온 그들이 사용한 카드 이력이 고스란히 민낯을 드러냈다.

물론 지난해에만 그렇게 사용했으리 만무지만 얼마나 그들이 시민들의 눈을 속여가며 혈세를 낭비하고 다녔을지 안 봐도 뻔하다. 자료를 요구했던 시민단체는 “뻔뻔하기 그지없는 파주시 공무원의 민낯이자 현대판 탐관오리”라고 꼬집기도 했다.

업무추진비 사용은 늘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과거에는 공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는 비용이라는 이름의 판공비라고 불렸다. 이런 오해와 공무원들의 폐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세부적인 기록이 필요하다. 우선 사용자와 함께 동석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오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이를 꺼린다거나 불편해한다면 업무와 종속관계가 없기에 사용이 제한됨이 마땅하다고 본다.

치사하게 업무추진비를 갖고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라 더는 '가관과 탐관오리'란 소리를 듣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