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립예술단의 파업이 40일을 넘겼다. 하지만 의정부시와 예술단노조는 지난 3월 초 교섭이 결렬된 후 대화와 협상 자리조차 가진 적이 없다고 한다.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의정부시립예술단지회는 지난 4월20일부터 쟁의에 돌입했다. 저임금구조 철폐와 4대 보험 보장이 쟁점이다. 쟁의 행위가 하루빨리 매듭지어져 예술단원들이 기량 연마와 무대 준비에 힘을 쏟을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우리는 의정부시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예술단노조가 요구사항을 접고 굴복하기를 바라는 것일 수도 있고, 외부에서는 눈치채기 어려운 사정들이 얽히고설켜 있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노동자와 대화 자체를 거부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동자의 요구가 합리적일 경우 교섭 불응은 강자의 횡포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예술단노조에 따르면 단원들의 임금은 92만5000원이다.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단원들이 주 2~3일 출근하는 데다 초단시간제 근무형태인 점이 저임금의 원인이다. 하지만 전국 시립합창단 가운데 절반가량이 주 5일 근무하는 상임제로 운영되고 있고, 출근일수와 시간 대비 임금으로 따져 봐도 의정부 단원들은 전국 평균이나 경기도 평균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노조의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쉽게 검증이 가능하다. 시는 무대응의 이유가 어디에 있든지 예술단노조와 만나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4대 보험 보장도 의정부시는 추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립 예술단원 80여명의 보험료가 부담되어서 들어줄 수 없다는 시의 주장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생각은 해 봤는지 궁금하다. 경기북부 중심도시이자 올해 국가로부터 문화도시로 지정받은 도시가 예술단 운영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우리는 의정부시와 예술단노조가 적당히 절충 타협하기를 원하는 게 아니다. 서로에게 바람직한 결말이 이르기를 희망한다. 문화예술인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도시여야 살기 좋은 도시라 불릴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