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단한 지 16년 된 양주시민축구단이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에 처한 가운데 지난 20일 홈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양주시민축구단이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올해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해 1차 추경에 예산을 올렸는데 의회에서 삭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선 K3리그 운영비와 선수단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사실상 해체에 가깝다.

25일 시에 따르면 양주시민축구단은 지난 2007년 창단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가 K3리그를 시범 운영할 때였다.

이후 양주는 2008년 K3리그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11년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 뒤 이렇다 할 성적은 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21년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국내 최강팀 전북현대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선 울산현대에 졌다.

올해는 창단한 지 16년째 되는 해다.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해체된 팀들과 비교하면 경기 북부에선 가장 오래된 전통명문구단이다.

그러나 양주는 그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예산이 부족해 선수들에게 승리 수당을 지급하지 못한 데다 밥값까지 외상을 한 사례도 있다.

예산이 부족한 탓이다. 시는 지난 2008년 1억1000만원을 지원해줬다. 이후 2009~2019년 1억1000만~3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2020년엔 4억원으로 늘렸다. 2021년과 2022년에는 6억8000만원과 8억9000만원으로 올렸다. 얼핏 보면 살림이 나아진 듯 보였다.

하지만 K3리그에 참가하는 15팀 가운데 최하위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팀은 14곳이다.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50억원이 넘는다.

이와는 달리 양주의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적은 5억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1차 추경에 올린 2억9800만원도 삭감됐다. 타 구단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시와 시의회도 이런 사정을 안다. 그런데도 예산 지원은 인색하다. 이유를 들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5억원이 발목을 잡았다.

구단은 지난해 8억9000만원을 요구했다. 그런데 뒤늦게 5억원만 있으면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당시 단장은 공석이었다.

결국 의회는 5억원을 승인해줬다. 여기서부터 꼬였다. 올해 1월 초 새로 임명된 A단장은 부임한 지 2일 만에 사표를 냈다.

부족한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그러자 강수현 양주시장은 부족한 예산을 지원해주겠다면서 A단장을 붙잡았다.

시도 1차 추경에 예산을 편성에 의회를 설득했다. 의원들은 예산이 부족한 것은 인정했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 다만, 세미프로 지원비 1억원은 승인했다.

이지연 의원은 “예산이 부족한 거는 알고 있다. 그런데 처음에 5억원이면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고 요청했다. 그래서 1차 추경 예산도 굳이 승인해 줄 이유가 없었다”면서 “(재정난 위기에 대해선) 말하기 곤란하다. 향후 어떻게 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A 단장은 “시와 의회에서 K3리그가 아닌 K4리그를 원하는 건지, 아니면 구단을 없애도 괜찮은 건지 진짜 모르겠다”며 “애초에 5억원은 직원이 잘 모르고 한 얘기다. 의원들한테도 자세히 설명해줬다. 재정난으로 구단이 해체되는 것은 양주의 수치다. 선수들한테 피해를 줘선 안 된다. 이대로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시 관계자는 “서로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 구단이 해체되지 않도록 방법을 찾겠다. 의원들한테도 부족한 예산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구단과도 절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양주=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