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식 경기본사 사회2부 국장.
▲ 김규식 경기본사 사회2부 국장.

“자기 출세를 위해 공무원을 도구로 이용했습니다.”

최근 성남시의 한 간부 공무원이 한 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때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함축적 의미의 한마디란 생각이 들었다. 공감이 갔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시청 2층 시장실 옆 큰 방에는 '정 실장'이란 사람이 근무했다. 그가 최근 뇌물죄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정진상 정책실장이다.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선거 때 자신을 도운 그를 엽관제로 위인설관(爲人設官) 채용했다. 6급 별정직이었지만 그의 권세는 실로 막강 그 이상이었다. 12년을 성남시와 경기도 지방정부 권력의 중심에 있었다.

기자는 정 실장을 잘 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함께 자정 넘게 술을 마신 적이 있다.

당시 기자는 성남 시정에 대해 비판적 기사를 쓸 때다. 정 실장은 자기 주군 이 전 시장이 재선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합석한 공보팀장을 통해 자기 주군에게 불리한 기사들도 인터넷 뉴스에서 내려야 한다고도 했었다.

문제는 세월이 흘러 지난 4월5일 분당 정자교 보행로가 붕괴돼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크게 다쳤다. 교량 유지보수공사 예산이 이 전 시장이 취임한 2010년 7월 이후 은수미 시장 재직 때인 2018년까지 40% 정도 줄었다는 것. 반면 공무원들을 달달 볶다시피 하면서 무상복지예산은 과다하게 편성됐다. 시 안팎에선 이 대표가 추진한 돈 뿌리는 포플리즘 무상복지에 비판의 강도가 높다.

논란의 한복판에는 항상 이 대표의 심복 정 실장이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충견일까. 먹이를 잘 줄 때 순응하는 충견도 먹이를 안 주거나 뺏으면 주인을 되레 물어 버린다. 기자는 이들 둘의 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김규식 경기본사 사회2부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