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사고 후 軍 후속 협의 답보…환경 훼손 우려 보전지구 완화 표류
▲ 유실지뢰 폭발우려가 제기된 김포대교에서 일산대교 구간 한강둔치에서 진행 중인 '풍곡IC' 공사현장.
▲ 유실지뢰 폭발우려가 제기된 김포대교에서 일산대교 구간 한강둔치에서 진행 중인 '풍곡IC' 공사현장.

9년간의 소송이 마침표를 찍고도 김포대교에서 일산대교 하부 구간 한강철책 제거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구간 한강 둔치에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 폭발사고 우려가 커진데다가 자연생태환경 훼손 문제 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9일 김포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08년 합동참모본부 승인에 따라 육군 17사단과 협의를 거쳐 고촌읍 전호리 서울시계에서 일산대교 9.7㎞ 구간 철책 제거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서울시계~김포대교 1.3㎞ 구간 철책이 우선 제거돼 한국전쟁 이후 45년 만에 이 구간 한강둔치가 개방됐다.

그러나 감시장비 대체를 조건으로 2013년까지 철거가 계획됐던 김포대교에서 일산대교 간 8.4㎞의 철책 제거가 장비 성능 문제로 김포시와 감시장비 납품업체 간 소송으로 중단됐다. 2021년 11월 대법원 판결로 김포시가 승소하면서 9년 만에 재개됐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 판결 10일 뒤인 11월21일 이 구간 철책 내에서 군 간부가 지뢰 폭발로 발목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군과의 후속 협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지역은 장릉산 군 기지 경계를 위해 매설돼, 1984년 9월 폭우로 토사와 섞여 유실된 지뢰가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민간인통제구역이었던 이 곳에 지뢰가 묻힌 것이 처음 알려진 것은 2003년 7월 일산대교 공사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군에 공사 현장 주변에 대한 지뢰 제거작업을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여기에다 철책 제거 뒤 한강 둔치 활용을 위한 지구지정 완화계획도 유관기관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해 철책 제거가 표류하고 있다. 이 곳은 하천기본계획상 보전지구로 지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안전사고와 그에 따른 책임, 문제 해소 방안과 새로 설치할 감시장비 문제와 한강자연생태환경 훼손 문제에 대해 관계기관과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합의점이 나와야 철거 시기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군은 2018년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라 철책 제거 구간을 일산대교-전류포구(8.7㎞), 인천시와 김포시계인 안암도유수지~초지대교(6.6㎞)구간을 추가했다. 시와 군은 이달 일산대교-전류포구 간 2중 철책 중 도로변 철책을 제거한다.

현재 철책 제거가 지연되는 김포대교~일산대교 구간에는 지난 3월부터 김포한강로에서 향산지구와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를 연결하는 '한강시네폴리스 진입도로' 시작점인 풍곡IC 공사가 시작됐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